첫 선거대책기구 팀장 회의를 위해 9일 오전 남대문로 단암빌딩 선거본부를 찾은 이회창 대선후보가 좁은 회의실로 많은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몰리자 회의실 앞 책상 위에 올라가 즉석 연설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과 싸우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다"라며 "목표는 정권교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총재라 부르지 말라..우린 동지이자 일꾼"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는 9일 "모함하고 중상 모략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중구 남대문로 단암빌딩 2층에서 열린 첫 선거대책회의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회창은 바로 곧게 간다. 돌부리에 치어서 넘어지고 엎어지는 일이 있어도 바로 일어서 곧은 길로 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악의 세력에 대해서는 추호의 타협과 양보 없이 엄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이 이회창과 우리를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해야 선거에 이길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가장 낮은 곳에서 순전히 발로 뛰면서 출발한다"며 "이 자리에 조직이나 자리 이런 것은 없으며 우리 모두가 위 아래도 없는 똑같은 동지다. 저를 총재라 부르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그는 측근인 이흥주 홍보팀장이 오전 라디오에 출연, "이회창 후보는 지지율이 팽팽하면 이명박 후보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의미를 묻자 "전장에 나온 장수가 중간에 포기하겠느냐. 특별한 의미를 두지 마시라"면서 "다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는 항상 잃지 않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저는 한나라당과 싸우기 위해 나온 게 아니다. 우리 목표는 한나라당과 싸우는 게 아니라 확실한 정권 교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점퍼 차림으로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책상 위로 올라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우리의 각오를 밝히기 위해서, 으쌰으쌰 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한 뒤 "차를 타고 오면서 3가지 구호 `발로 뛰자, 아래에서 위로, (미래의 밝은) 창을 열자'를 생각했다"면서 스스로 구호의 앞 부분을 선창하는 등 예전의 `점잖은 판사'와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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