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육아선진화포럼에 참석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9일 `대입 3단계 자율화'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3불정책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생겼다.
3불정책이란 대학입시에서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가지를 금지하는 것으로 현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라며 고수하고 있는 반면 대학들은 경쟁력을 해치는 대표적 규제라며 반대해왔다.
이 후보는 `3불 폐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기여입학제는 좀더 논의해봐야 할 것 같고 나머지 두 사항은 대학 자율에 맡기면 자연적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폐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 교육공약 어떤 내용 담겼나 = 이 후보는 대입정책과 관련, 입시부담을 줄이기 위해 `3단계 대입 자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단계로 대학이 학과 특성에 따라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자유롭게 반영하도록 하고 2단계로 수능 응시 과목수를 줄여 학생들의 부담을 완화하며 마지막 3단계로 대입을 완전히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
`대학 자체 학생선발능력과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대입 완전 자율화'를 단행하겠다"고 언급함으로써 3불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있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했다.
이 후보는 `3단계 자율화'가 `3불폐지'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기여입학제는 좀더 논의해봐야 할 것 같고 나머지 두 사항(고교등급제, 본고사)은 대학 자율에 맡기면 자연히 효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 3불정책 왜 논란인가 = 고교등급제란 쉽게 말해 전국의 고교를 서열화해 대입전형에 반영하는 제도다. 즉 강남과 비강남, 수도권과 지방 등 지역 고교 간 학력차를 인정해 이를 입시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국영수 등 특정교과 지식을 측정하기 위해 치러지는 필답고사인 본고사는 과거 대학별로 실시되다가 과도한 학습부담과 사교육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1998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부터 금지가 명시됐다. 기여입학제의 경우 특정학교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기여한 경우 입학을 허가해주는 제도로 일부 대학들이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사회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여론이 우세하며 이 후보 역시 도입 유보 입장을 피력했다. 참여정부가 이 세가지 원칙을 대입원칙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는 이유는 세가지가 무너질 경우 현 평준화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학교 간 서열화, 계층 간 갈등, 교육 불평등 등 부작용이 심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위권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들은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직접 나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가지 모두 이념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정부-대학 간 갈등에서 종종 계층간 대립으로 비화한다는 것도 3불정책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 교원단체ㆍ대학 의견 분분 = 이날 발표된 교육공약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와 대학들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으며 관심을 표명했다. 교총은 즉각 논평을 내고 "대입 자율화를 통해 입시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교육평등주의에 경도된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월성을 보완하는 취지에서 긍정적"이라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전교조는 "자본과 기업의 논리를 그대로 교육에 적용하려는 것"이라며 "선진국에서도 교육만큼은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데 그것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교육부 내부에선 `3단계 대입 자율화' 공약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현재로선 어떤 논평을 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이 대세지만 `대학 자율화'가 가져올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처할 방안이 없다며 다소 불만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윤영 기자 yy@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영수 등 특정교과 지식을 측정하기 위해 치러지는 필답고사인 본고사는 과거 대학별로 실시되다가 과도한 학습부담과 사교육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1998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부터 금지가 명시됐다. 기여입학제의 경우 특정학교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기여한 경우 입학을 허가해주는 제도로 일부 대학들이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사회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여론이 우세하며 이 후보 역시 도입 유보 입장을 피력했다. 참여정부가 이 세가지 원칙을 대입원칙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는 이유는 세가지가 무너질 경우 현 평준화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학교 간 서열화, 계층 간 갈등, 교육 불평등 등 부작용이 심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위권대를 중심으로 한 대학들은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직접 나서 이를 규제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가지 모두 이념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정부-대학 간 갈등에서 종종 계층간 대립으로 비화한다는 것도 3불정책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 교원단체ㆍ대학 의견 분분 = 이날 발표된 교육공약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와 대학들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으며 관심을 표명했다. 교총은 즉각 논평을 내고 "대입 자율화를 통해 입시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교육평등주의에 경도된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월성을 보완하는 취지에서 긍정적"이라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전교조는 "자본과 기업의 논리를 그대로 교육에 적용하려는 것"이라며 "선진국에서도 교육만큼은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데 그것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교육부 내부에선 `3단계 대입 자율화' 공약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현재로선 어떤 논평을 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이 대세지만 `대학 자율화'가 가져올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처할 방안이 없다며 다소 불만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윤영 기자 y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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