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통합신당 경선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개혁세력 대토론회장에 들어서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동영쪽 “친노, 정동영 죽이기” 격앙…정면돌파
서울청장 방문 압수수색 항의…“손·이쪽도 명의도용”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경선후보 캠프는 7일 경찰의 캠프 사무실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해 격앙된 분위기 속에 정면돌파 쪽으로 대응기조를 잡고 기민하게 움직였다. 정 후보도 이날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대응 방침이 결정된 것은 오전 9시 선대위 회의에서였다. 이번 사건의 본질을 ‘경선불복과 분당 수순을 밟으려는 친노 세력의 정동영 죽이기 시도’라고 규정하는 데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기남 공보실장은 “격앙, 격분의 분위기 속에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강경론으로 순식간에 기조가 잡혔다”고 전했다. 방침이 정해지자 캠프는 즉각 다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오전 10시50분 이강래·박명광·문학진 선거대책본부장이 국회 기자실에서 ‘친노 세력의 정동영 죽이기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우윤근·이상경·서혜석 의원 등 율사 출신 캠프 의원들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자료제출 요청 등을 통한 임의수사가 우선돼야 하는 원칙을 깼다”며 위헌론을 제기했다. 정 후보 캠프 소속 의원 6명은 오전 11시30분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한 서울경찰청으로 발길을 돌려 어청수 서울청장에게 압수수색의 부당성을 따졌다. 이들은 오후 3시 영등포구 대통합민주신당 당사를 항의방문해 정동채 사무총장에게 공정한 경선관리를 요청했다. 정 후보 지지자 500여명도 당사 주변에서 항의농성에 나섰다. 정 후보 캠프는 손학규, 이해찬 후보에 대한 맞불도 놨다. 노웅래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정론관에서 이 후보 쪽의 명의도용과 손 후보 쪽의 대리서명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화면을 공개했다. 정 후보 쪽은 또 “이해찬, 손학규 후보 쪽도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차의환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의 명의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당 지도부에 세 후보 캠프의 명의도용 사건을 모두 검찰에 고발해줄 것도 요청했다. 조직·동원경선 논란은 다른 후보들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데 왜 자신들만 문제삼느냐는 항변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이해찬쪽 강·온 두 기류…14일 경선 참여 격론
친노 “일정 연기” 강경…“판 깨지면 공멸” 신중론도
이해찬 후보 캠프는 7일 밤 선대위 회의를 열어 경선일정 연기 요청을 포함한 앞으로의 대응 방침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회의에서는 14일 일괄 경선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경선 불참 등 강경론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부터 예정돼 있는 합동연설회나 토론회 등 당 국민경선위원회 주최 일정에는 정동영 후보 캠프에 대한 경찰수사 진행상황 등을 지켜보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판을 깨려는 것 아니냐”는 정 후보 쪽 주장에 대해 한결 같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강·온 두 기류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참여정부평가포럼, 옛 참여정치실천연대 등 이른바 친노파는 당 지도부에 경선일정 연기를 요청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야파 출신을 중심으로 한 캠프 인사들은 ‘공멸’에 대한 위기감을 나타내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친노파인 한 초선 의원은 “지금 이대로라면 정동영 후보가 당선돼도 후보자 자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경선일정을 연기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강경론에는 이 후보가 경선에서 패할 경우, 친노 세력의 입지가 크게 약화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 본인과 상당수 의원들은 경선 판을 깨선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김형주 대변인은 “경선일정 연기 주장은 다수 의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의 요구로 경선일정이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상황에서 또다시 경선일정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경선 불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불법선거에 대한 당 지도부의 실행 조처가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 14일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러나 불참은 아니다. 그럴 명분은 없다”고 모호하게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손학규쪽 정-이 ‘충돌’ 관망…모바일 투표 총력
“철저한 진상조사” 강조…경선 참여 여부엔 말흐려
손학규 후보쪽은 한마디로 ‘관망’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동영-이해찬 후보 쪽이 정면으로 맞붙은 싸움판에서 한발짝 물러서 양 진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유·불리를 저울질하는 듯하다. 손 후보 쪽은 7일에도 경선 불참 의사를 내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똑 부러지게 참여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7일 서울 삼성동에서 길거리 홍보를 하다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주고 받은 손 후보는 “(14일) 경선을 미룬다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 일이 없다”면서도 8일부터 재개될 예정인 당의 공식적인 경선 일정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말끝을 흐렸다. 그는 또 “지금은 경선 일정을 며칠로 하느냐, 원샷으로 하느냐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을 거듭 강조했다.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미흡하면 그때 가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한편으론 실리를 챙기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8일부터 몇 차례 나눠 실시될 모바일 경선인단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도 손 후보와 지지 의원들은 거리로 나서 모바일 투표 참여를 당부했고, 자원봉사단에서는 1인당 10인씩 ‘다단계’ 방식으로 경선단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서울청장 방문 압수수색 항의…“손·이쪽도 명의도용”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경선후보 캠프는 7일 경찰의 캠프 사무실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해 격앙된 분위기 속에 정면돌파 쪽으로 대응기조를 잡고 기민하게 움직였다. 정 후보도 이날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대응 방침이 결정된 것은 오전 9시 선대위 회의에서였다. 이번 사건의 본질을 ‘경선불복과 분당 수순을 밟으려는 친노 세력의 정동영 죽이기 시도’라고 규정하는 데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기남 공보실장은 “격앙, 격분의 분위기 속에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강경론으로 순식간에 기조가 잡혔다”고 전했다. 방침이 정해지자 캠프는 즉각 다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오전 10시50분 이강래·박명광·문학진 선거대책본부장이 국회 기자실에서 ‘친노 세력의 정동영 죽이기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우윤근·이상경·서혜석 의원 등 율사 출신 캠프 의원들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자료제출 요청 등을 통한 임의수사가 우선돼야 하는 원칙을 깼다”며 위헌론을 제기했다. 정 후보 캠프 소속 의원 6명은 오전 11시30분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한 서울경찰청으로 발길을 돌려 어청수 서울청장에게 압수수색의 부당성을 따졌다. 이들은 오후 3시 영등포구 대통합민주신당 당사를 항의방문해 정동채 사무총장에게 공정한 경선관리를 요청했다. 정 후보 지지자 500여명도 당사 주변에서 항의농성에 나섰다. 정 후보 캠프는 손학규, 이해찬 후보에 대한 맞불도 놨다. 노웅래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정론관에서 이 후보 쪽의 명의도용과 손 후보 쪽의 대리서명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화면을 공개했다. 정 후보 쪽은 또 “이해찬, 손학규 후보 쪽도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차의환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의 명의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당 지도부에 세 후보 캠프의 명의도용 사건을 모두 검찰에 고발해줄 것도 요청했다. 조직·동원경선 논란은 다른 후보들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데 왜 자신들만 문제삼느냐는 항변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이해찬쪽 강·온 두 기류…14일 경선 참여 격론
친노 “일정 연기” 강경…“판 깨지면 공멸” 신중론도
이해찬 후보 캠프는 7일 밤 선대위 회의를 열어 경선일정 연기 요청을 포함한 앞으로의 대응 방침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회의에서는 14일 일괄 경선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경선 불참 등 강경론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8일부터 예정돼 있는 합동연설회나 토론회 등 당 국민경선위원회 주최 일정에는 정동영 후보 캠프에 대한 경찰수사 진행상황 등을 지켜보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판을 깨려는 것 아니냐”는 정 후보 쪽 주장에 대해 한결 같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강·온 두 기류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참여정부평가포럼, 옛 참여정치실천연대 등 이른바 친노파는 당 지도부에 경선일정 연기를 요청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야파 출신을 중심으로 한 캠프 인사들은 ‘공멸’에 대한 위기감을 나타내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친노파인 한 초선 의원은 “지금 이대로라면 정동영 후보가 당선돼도 후보자 자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경선일정을 연기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강경론에는 이 후보가 경선에서 패할 경우, 친노 세력의 입지가 크게 약화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 본인과 상당수 의원들은 경선 판을 깨선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김형주 대변인은 “경선일정 연기 주장은 다수 의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의 요구로 경선일정이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상황에서 또다시 경선일정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경선 불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전략기획위원장은 “불법선거에 대한 당 지도부의 실행 조처가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 14일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러나 불참은 아니다. 그럴 명분은 없다”고 모호하게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손학규쪽 정-이 ‘충돌’ 관망…모바일 투표 총력
“철저한 진상조사” 강조…경선 참여 여부엔 말흐려
손학규 통합신당 경선후보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밀레니엄광장에서 대학생 자원봉사대와 함께 휴대전화 투표 선거인단 모집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손학규 후보쪽은 한마디로 ‘관망’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동영-이해찬 후보 쪽이 정면으로 맞붙은 싸움판에서 한발짝 물러서 양 진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유·불리를 저울질하는 듯하다. 손 후보 쪽은 7일에도 경선 불참 의사를 내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똑 부러지게 참여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7일 서울 삼성동에서 길거리 홍보를 하다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주고 받은 손 후보는 “(14일) 경선을 미룬다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 일이 없다”면서도 8일부터 재개될 예정인 당의 공식적인 경선 일정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말끝을 흐렸다. 그는 또 “지금은 경선 일정을 며칠로 하느냐, 원샷으로 하느냐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을 거듭 강조했다.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이 미흡하면 그때 가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한편으론 실리를 챙기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8일부터 몇 차례 나눠 실시될 모바일 경선인단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도 손 후보와 지지 의원들은 거리로 나서 모바일 투표 참여를 당부했고, 자원봉사단에서는 1인당 10인씩 ‘다단계’ 방식으로 경선단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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