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별 득표수
득표율 공개 하니마니 온종일 ‘갈팡질팡’
경선추진위 신뢰 ‘흔들’…“본경선 흥행 걱정”
경선추진위 신뢰 ‘흔들’…“본경선 흥행 걱정”
대통합민주신당이 5일 예비경선 결과 발표를 놓고 하루 종일 갈팡질팡하면서 당 안팎에선 본경선 흥행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실무 직원의 계산 착오로 4위와 5위가 뒤바뀐 채 발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경선을 주관하고 있는 국민경선추진위원회(국경추)의 권위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맞게 됐다.
국경추는 애초에 경선 통과 후보의 이름만 밝히기로 했었다. 득표율이 끝까지 비밀에 부쳐지기 어렵고, 차라리 공개하는 편이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현실론’이 제기됐지만 자칫 과열을 부를 수 있다는 ‘이상론’에 밀렸다. 그러나 이 원칙은 하루를 버티지 못했다. 밀려드는 공개 압력을 못견딘 국경추는 각 후보 진영의 동의를 얻어 뒤늦게 순위를 밝혔다. 이게 더 큰 화근이 됐다.
그 때부터 각 후보 진영에서 확인되지 않은 득표율이 흘러나오며 혼란이 가중됐다. 한때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불과 4표차의 승부를 벌였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손 후보 쪽이 발끈한 것은 물론이다. 급기야 국경추위원장단이 다시 모여 득표율 공개 여부를 밤 늦게까지 논의했고, 자정이 다된 11시40분께에야 구체적인 득표율을 공개했다. 결과는 애초 4, 5위로 발표된 한명숙, 유시민 후보의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5명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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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희 국경추위원장은 “실무자의 계산 착오로 순위가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예비경선은 애초 여론조사와 선거인단을 각각 50%씩 반영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 2400명분을 선거인단 숫자 4714건에 맞추려면 2배 가까운 가중치를 줘야 하는데, 실무자가 판단착오로 4배 가까이 가중치를 곱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한 한명숙 후보가 가중치를 더 받게 됨으로써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국경추의 신뢰와 권위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더욱이 1순위표와 2순위표를 합산한 최종 합계만 달랑 발표함으로써 수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손학규-정동영 후보쪽에 분란의 불씨를 던져놓았다. 손 후보쪽은 6일 국경추에 1순위표와 2순위표의 구체적인 데이터는 물론 각 지역 편차까지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할 태세다. 그렇게 하면 정 후보 쪽에서 조직표를 대거 동원한 물증이 드러나리라는 계산이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통합신당의 한 간부는 “국경추가 오락가락하면서 결국 신당의 권위와 신뢰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자초했다”며 “이렇게 가다가는 본경선 흥행이 실패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예비경선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도 싸늘하다. 경선 초반부터 동원 선거, ‘유령 선거인단’ 모집 의혹 등이 제기돼 오충일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까지 연출된 데다, 예비경선 국민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 무효 응답이 절반이 넘는 등 흥행 성적도 변변치 못했다. 9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심도있는 정책 경쟁이나 비전 제시, 후보들에 대한 검증 작업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강희철 이지은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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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예비경선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도 싸늘하다. 경선 초반부터 동원 선거, ‘유령 선거인단’ 모집 의혹 등이 제기돼 오충일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까지 연출된 데다, 예비경선 국민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 무효 응답이 절반이 넘는 등 흥행 성적도 변변치 못했다. 9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심도있는 정책 경쟁이나 비전 제시, 후보들에 대한 검증 작업이 실종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강희철 이지은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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