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 관련 수사 상황
검찰, 큰형 이상은씨 ‘방문조사’ 받아들여
관련자 잇단 출석 불응…영장기각도 한몫
관련자 잇단 출석 불응…영장기각도 한몫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 검증 관련 고소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 후보 쪽의 고소 취소 이후 사건 관련자들의 수사 비협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은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58)씨가 지난달 27일 <경향신문>과 서청원 전 의원 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취소한 뒤에도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74)씨의 출석을 계속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씨는 검찰의 요구를 거부한 채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는 ‘방문조사’를 고집했다. 이 후보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오세경 변호사는 “이씨는 피의자가 아니고, 관련 자료를 검찰에 모두 제출했으므로 꼭 검찰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은 5일 이씨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형사소송법은 참고인이 출석을 거부하더라도 강제로 불러 조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검찰은 아직은 참고인 신분인 이씨를 강제구인할 수 없다. 방문조사는 검사가 직접 조사를 하기는 하지만, 조사를 받는 사람은 검찰청에서보다 상대적으로 심리적 압박을 덜 느끼게 된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한 중견검사는 “검찰이 방문조사를 한다고해서 조사 강도가 낮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조사받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검찰청에서 조사받을 때보다 심리적 압박은 적다”고 말했다. 이씨는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난다”는 등의 이유로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씨 말고도 검찰 수사의 발목을 잡는 참고인들이 많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지난 3일 “(부동산 차명보유 의혹과 관련해) 부동산 매매 당사자 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들이 출석을 피하고 검사가 연락해도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재정씨와 이상은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출석을 요구하고 있는 이 회사 관계자들이 출석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법원의 잇따른 영장 기각도 수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법원은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영장 등을 잇따라 기각했다. 행정자치부 등 국가기관도 검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 잘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검찰 관계자는 “자료를 요청하면 공문을 가져오라고 하는 등 정부기관의 요구가 눈에 띄게 까다로와졌다”며 “이미 특정 후보에 줄서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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