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지지의원 현황
‘한겨레’ 조사…절반은 반대·잘모름
한나라 중립성향 의원 조사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놓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당내 중립 성향 의원들의 의견도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10일 ‘중립’으로 분류되는 의원 27명을 접촉한 결과, 연락이 된 23명 가운데 강 대표의 중재안에 찬성하는 사람은 절반 가량인 11명이었다. 6명은 반대했고, 6명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강두 의원은 “당 대표가 수습책으로 내놓은 안”이라고 긍정평가했다. 그러나 장윤석 의원은 “논거가 빈약하다”고 비판했고, 김형오·홍준표·고진화 의원도 반대 태도를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 2005년 혁신위에서 현재의 경선 규칙 근간을 만든 홍 의원은 “그걸 받으라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임태희 의원은 당 지도부가 두 주자를 상대로 좀더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중재안을 수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을 넘는 13명이 “수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중재안을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은 홍준표·고진화 의원 둘뿐이었다. 8명은 ‘모름 또는 무응답’이었다. 중립 의원들의 상당수가 박 전 대표의 ‘양보’를 원하는 건, 당내 분란이 더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강 대표의 중재안이 ‘문제가 있다’고 답한 의원(6명) 중에서도 상당수가 “그래도 박 전 대표가 중재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의원은 “(중재)안은 문제가 있지만, (박 전 대표가)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문헌 의원도 “여론조사 반영비율 하한선을 왜 정하는지 모르겠다”고 중재안에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어쨌든 (박 전 대표가) 수용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인 원희룡 의원도 “어차피 모두를 만족시키는 게 불가능한 이상, 당 대표의 중재 노력을 수용하고 따라줘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의 ‘앞날’에 대해 중립 성향 의원들 가운데 12명은 ‘잘 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전 대표가 중재안을 받아들이거나 막판 타협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4명은 ‘탈당·분당 등 최악의 상황’을 전망해 당내 위기감의 한 부분을 보여줬다. 고진화 의원은 “탈당·분당 등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임태희 의원은 “당이 깨질 수도 있는데 답이 없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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