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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열린우리당 한-미FTA 두 기류

등록 2007-03-27 19:10수정 2007-03-27 21:27

김근태 전 의장
김근태 전 의장
“국민 대부분 내용도 모른채 분열”
반대쪽 김근태 전 의장

27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시작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짜여진 시간표를 따라 질주하고 있는 한-미 에프티에이를 지금 중단하지 않으면 결과는 참상이고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평소 “협상력 격차가 큰 미국과의 에프티에이는 국민과 더불어 해야 하는데, 정부가 돌출적으로 협상을 시작한데다 미국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협상을 하는 바람에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단식 농성 밖에 방법이 없나?

=여당 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말로 해서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 협상단이 미국의 협상시한인 무역촉진권한(TPA) 시한 안에 에프티에이를 타결하는 게 국익이고 유일한 길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에 절망했다. 다른 방법이 없다.

-협상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나?

=국민 대부분이 협상의 쟁점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협상단은 언론을 통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만 흘리고 있다. 국회에도 전면적인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

-협상을 다음 정부로 넘기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오는 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 때문에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이 사안을 토론하기 어렵다. 국민들에게 복잡한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기도 어렵다. (국회) 비준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이번 정부가 타결하면, (협상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물을 수 없게 된다.


-정치적 책임을 현 정부에 지울 수 없기 때문에 협상을 넘기자는 것인가?

=찬성하고 추진하는 쪽도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 ‘작은 미국’이 되는 게 좋다는 선입견과 지레짐작의 판단을 하고 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일부 협상 대표만 내용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 여론이 둘로 나뉘어 있다. 우리가 협상에서 얻은 게 무엇인지 밝혀지고 토론이 되지 않으면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겠는가.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미국도 협상시한 쫓겨 역이용을”
찬성쪽 송영길 의원

송영길 의원
송영길 의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론자인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은 27일 “미국이 협상시한에 쫓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를 이용해 최대한 양보받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며 협상 타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또 ‘미국 협상시한에 쫓겨 우리 정부가 졸속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식이라면 미국도 졸속 협상 아닌가. 모든 게 미국 때문이라는 ‘반미 사대주의’의 함정에 빠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협상단이)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이 15개 국가와 에프티에이를 체결했지만, (우리 협상단과) 제일 빡빡하게 논쟁하고 있다고 한다.

-김근태·천정배 의원이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모두 “협상 과정을 볼 때 이번 에프티에이에서는 얻을 게 없다”고 주장한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반대했다. 무슨 일이든 찬반이 있다. 그러나 국가지도자가 될 만한 분이라면 즉자적·단기적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에프티에이가 잘못된 것이라면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초기부터 못하게 막든지…. 협상이 여기까지 왔는데 그만 두라는 건 적절치 않다.

-김근태·천정배 의원의 단식은 어떻게 보나?

=나름대로 그 분들이 단식하는 게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나 시민단체가 담당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열린우리당의 전직 지도부들이 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에프티에이에서 ‘지켜야할 5가지’와 ‘얻어야할 5가지’를 제시했다. 이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가?

=협상이 타결되면 에프티에이 평가단에서 면밀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협상이라는 게 ‘전부 아니면 전무’가 아니기 때문에 이익 형량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야 한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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