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역사적 선택해야"..대선출정식 방불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2일 "북핵위기 해결을 위해서라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초구 거주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서초포럼'이 팔레스호텔에서 주최한 조찬특강에 참석, "지금 북한 문제는 정치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보고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2002년 방북 당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국군포로 생사확인 등의 결과물을 이끌어낸 점을 거론하며 "당시 저는 제대로만 한다면 한반도 평화정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했으며 그 당시의 생각과 자세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엿다.
그는 특강 후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다'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대북 특사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북한 핵실험과 관련, 그는 "90년대 이후 대북정책의 최대 목표는 북한 핵 저지였다. 그런 면에서 지난 10여년간의 대북 정책은 완전 실패"라며 "68년 1월21일 밤이 떠올랐다. 당시 북한 무장간첩 31명이 청와대 앞까지 침투했지만 지금은 북한 핵위협이 국민 모두의 집앞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북핵 이후 정부 대응, 외교안보라인 인사 등을 볼 때 현 정부에 더 기대할 게 없다"면서 "(기대를) 포기하고 내년 12월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건 역사적 선택을 해야 한다.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조국과 민족에게 닥친 이 시련을 극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책임이 있다. 핵실험을 하면 어떤 비참한 결과가 오는지 알게 하는 단호한 레드라인(금지선) 설정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식량과 에너지를 통한 외교적 해결 가능성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여권의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서는 "(나라가 위기상황인데) 여권의 최대 화두는 우습게도 정계개편이다. 오직 정권연장만 생각하는 걸 볼 때 어찌 국민을 이리 우습게 보는지 기가 막힌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 말하는 것은 정계개편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잃은 여당이 문을 닫는 것일 뿐"이라며 "지금의 정계개편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이라면 정계개편에서 여당은 빠져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순수성을 인정받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특강은 대선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특강 시작 전 유정복(劉正福) 유승민(劉承旼), 이혜훈(李惠薰), 허태열(許泰烈) 의원 등 '친박(親朴)계' 의원 26명이 행사장 밖에 도열, 박 전 대표를 맞았고 행사 후에도 그를 배웅했다.
이와 관련, '라이벌'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의 여론조사 지지도 격차가 최근 확대된 것을 의식, 당내 세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박 전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최근 다친 오른 손등에 붕대를 맨 채 강연했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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