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여야5당 지도부 조찬
대부분 “금강산 관광 유지” 등 온건발언
대부분 “금강산 관광 유지” 등 온건발언
[북한 핵실험 파장]
북한 핵실험 사태의 대처 방안에 대한 여야 5당의 태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각 당의 대응 방향은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마련한 5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조찬모임에서도 확인됐다.
한나라당은 경협사업 즉각 중단과 대북정책의 전면 전환을 촉구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하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 내각은 총사퇴하고 비상안보내각을 새로 짜야 한다”며 “안 되면 통일·안보 관계 장관을 교체하고 대북정책도 전면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대북 포용정책 당국자들을 전원 교체하고, 북한의 현금 마련 창구인 금강산 관광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과 나머지 야당의 견해는 조금 달랐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국민중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책임자는 교체할 필요가 있지만 북한과 미국의 직접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전향적인 견해를 밝혔다. 신국환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며 “정부의 일과 민간교류는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도 “금강산,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하면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등 북한보다 우리가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고 거들었다.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변화에 대해선 각 당의 견해가 미묘하게 엇갈렸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는 “포용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은 이해하지만 포용정책이 없었다면 (한반도가) 어떻게 됐을지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김대중 정권 시절의 햇볕정책은 미국과의 확고한 관계 속에서 추진됐는데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의 햇볕정책이 그 성과를 까먹었다”며 “햇볕정책을 점검해보고 우방과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북 포용정책은 비핵을 기초로 한 것이기에 핵을 가진 북한과는 공존공영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북-미간의 직접대화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남북 총리급 회담을 제안했다. 김 의장은 아울러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하거나 수해복구 물자 지원(등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보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이제까지 견지해 온 대북 포용정책을 무조건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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