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국무총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한국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24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중도세력 통합등 동참 요청
여대표·대선주자 만남 ‘관심’
여대표·대선주자 만남 ‘관심’
고건 전 국무총리와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최근 만나, 중도개혁세력 통합 문제 등 민감한 정치 현안을 논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12일 고 전 총리와 만나 ‘중도개혁세력 연합을 구축하는 데 함께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고 전 총리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김 원내대표는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양쪽을 잘 아는 인사가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또 “열린우리당이 구상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설명했다”며 “이에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의 기득권이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나는 ‘완전 국민경선제는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는 제도’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여당 원내대표와 당 밖 유력 대선주자의 이날 만남은 당내 대선주자들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당 밖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열린우리당의 현실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새벽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고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만난 것이 아니다”며 “김 원내대표의 중도개혁세력 연합 필요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내 생각과 공통점이 너무 많은 것을 확인하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이 전했다. 고 전 총리는 또 ‘오픈 프라이머리’ 논의와 관련해서는 “김 원내대표가 ‘특정 정당이나 정파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 원칙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해, 열린우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 참여에 부정적임을 분명히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고 전 총리를 만나기 이틀 전인 지난 10일 이른바 ‘제3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 한 사람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도 만났다. 그는 “총장을 그만둔 뒤 위로하는 식사 자리였다”며 “교수 몇 분과 함께 만나는 공개된 자리였고, 정치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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