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의장 만나 “대북특사보다 개인자격 방북이 더 도움”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관련해 “개방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저력을 믿고 대담하게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한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에게 이렇게 밝혔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세계 1위 업종이 많은데 우리나라 저력으로 볼 때 겁을 낼 필요가 없다”며 “이것이 장사하는 셈범”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사꾼의 관점에서 보면 장사판이 넓어지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은 제일 부자 나라이고 장사하기 좋은 나라라서 이런 나라에 가서 장사 한번 잘 해보자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할 때 모두가 걱정했고 반대도 많았지만 별 문제가 없었고 칠레를 거점으로 남미 수출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김근태 의장이 여당내 일각의 ‘디제이 대북 특사론’을 언급하자 “개인 자격으로 가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며 “특사는 정부 사람이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만나는 게 역시 중요하다“며 “직접 만나면 긍정적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에게는 “전통적 지지자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경제 해결 등 국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충고했다.
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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