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의원 4명 여행비 기업인이 일부 부담
이호웅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 등 인천지역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이 심각한 폭우 피해 속에 타이로 골프 여행을 다녀왔으며, 비용의 일부는 동행한 기업인이 부담한 것으로 2일 드러났다. 애초 이들 의원들과 열린우리당은 ‘수해 속 골프 여행’ 사실이 드러난 뒤 “비용은 각자 부담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 위원장과 신학용·안영근·한광원 의원 및 이 위원장의 수행비서인 이아무개씨는 인천지역 건축 사업가인 김아무개씨와 함께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타이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 위원장 쪽은 여행 비용과 관련해 “(항공편·호텔·차량대여 비 등으로) 1230만원을 여행사에 지급했고, 그 가운데 480만원 가량을 김씨가 부담했으며, 나머지는 의원들이 나눠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쓴 골프와 식사 등 비용이 얼마이고, 누가 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여행에 동행한 김씨는 “내가 더 많은 돈을 낸 것은 의원들을 수행한 이 위원장 비서 이씨의 비용을 부담한 때문이며, 현지에서 쓴 다른 비용은 의원들 각자 분담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열린우리당 인천시당 후원회 전 운영위원으로 한광원 의원과 친구 사이이며, 다른 의원들과도 친분이 있어서 자신의 농장 등지에서 가끔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 일행은 14일 오전 파타야의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에스캅) 정아무개 환경·지속가능발전국장을 방문한 것을 빼고는 모두 관광과 골프로 소일했다.
열린우리당 인천시당은 이번 타이 방문에 대해 “두 달 전에 에스캅 쪽이 사무국의 인천 유치 필요성 등을 설명하기 위해 이호웅 의원을 초청했으며, 이 의원은 같은 인천지역 의원 3명과 함께 에스캅 본부가 있는 파타야를 휴가를 이용해 방문하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해당 의원들은 모두 기자들과 연락을 끊었으며, 일부 의원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근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고, 당 윤리위에 진상조사를 요청한다”며 “진상조사 뒤 신속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영환, 전종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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