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쳐 물의를 일으킨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 제명…동행 5명엔 당원권 정지
이효선 광명시장 탈당권유…단양군수·제천시장엔 경고
이효선 광명시장 탈당권유…단양군수·제천시장엔 경고
여론 악화 ‘긴급 물막이’
한나라당은 24일 당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지난 20일 물난리가 난 강원도 정선에서 골프를 친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을 제명했다. 제명은 당에서 쫓아내는 것으로,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 순서로 높아지는 네 가지 징계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음모론’이 나도는 등 개운찮은 뒤끝을 남겼다.
이해봉 윤리위원장은 “홍 전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수해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나, 그 정도로는 응분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어 제명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하 당협위원장) 등을 제명한 것은 1999년 10월에 당론에 반대한 당시 이미경·이수인 의원을 제명한 뒤 7년 만에 처음이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제명되고 5년이 지나면 복당 절차가 있긴 하지만 최고위원회 의결 등 절차가 까다로워 제명은 정치적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홍 전 위원장과 함께 골프를 친 김철기·김용수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재영 평택을 당협위원장, 홍영기 용인갑 당협위원장, 이영수 중앙위 청년분과위원장에 대해 각각 1년의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한나라당은 또 물난리 속에 유흥업소에서 유흥을 즐긴 김동성 단양군수와, 수해 날 때 휴가를 떠났던 엄태영 제천시장에게도 경고 조처를 내렸다.
이와 함께 ‘호남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효선 광명시장에게는 탈당 권유 결정을 했다. 이 시장은 지난 12일 시의원 등과 점심을 하는 자리에서 백재현 전 광명시장이 퇴임 직전에 호남 인사를 승진시킨 것을 보고받고 “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물의’ 인사들에게 신속하고도 강경한 조처를 내린 것은 7·26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일벌백계’를 통해 5·31 지방선거 뒤 잇따르는 기강해이에 쐐기를 박으려는 강재섭 대표 등 새 지도부의 의지도 깔려 있다. 하지만 이날 당내에는 “‘친박근혜’ 성향인 홍문종 전 위원장을 옭아매기 위해 누군가 골프 모임을 주선하고 자신은 라운딩에서 빠졌다”는 ‘음모론’이 나돌았다. 또 윤리위원 가운데 일부는 다른 사례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홍 전 위원장의 징계 수위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등 반발 기류도 나타났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골프 일행 가운데 홍 전 위원장만 제명 처분한 것을 지적하며 “이해찬 전 총리 골프 사건 때는 그렇게 각을 세우던 한나라당이 막상 자기 식구에게는 감싸기식 징계를 했다”며 “그만큼 국민이 두렵지 않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한나라당이 이처럼 ‘물의’ 인사들에게 신속하고도 강경한 조처를 내린 것은 7·26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일벌백계’를 통해 5·31 지방선거 뒤 잇따르는 기강해이에 쐐기를 박으려는 강재섭 대표 등 새 지도부의 의지도 깔려 있다. 하지만 이날 당내에는 “‘친박근혜’ 성향인 홍문종 전 위원장을 옭아매기 위해 누군가 골프 모임을 주선하고 자신은 라운딩에서 빠졌다”는 ‘음모론’이 나돌았다. 또 윤리위원 가운데 일부는 다른 사례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홍 전 위원장의 징계 수위를 낮출 것을 요구하는 등 반발 기류도 나타났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골프 일행 가운데 홍 전 위원장만 제명 처분한 것을 지적하며 “이해찬 전 총리 골프 사건 때는 그렇게 각을 세우던 한나라당이 막상 자기 식구에게는 감싸기식 징계를 했다”며 “그만큼 국민이 두렵지 않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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