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원자력발전(원전)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린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내년도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원전 분야 관련 예산 1814억원가량을 삭감했다. 원전 생태계 지원 관련 1112억원, 혁신형 소형 모듈원자료(i-SMR) 기술 개발 사업 333억원은 전액 깎았다. 원전 수출보증·원전 기자재 선금 보증보험 지원 관련 308억원, 원전 기술 및 부품 장비 개발 예산 60억원 등도 모두 삭감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과 취약계층 에너지 지원 예산은 정부 예산안보다 크게 늘렸다. 에너지바우처 예산 6948억원,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확대에 들어가는 예산은 3921억원가량 증액했다. 소상공인들에게 전기 가스 등 에너지비용을 지원하는 예산도 1조8650억원 증액했다.
이날 전체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과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은 항의의 표시로 불참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산자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원전 무조건 삭감’, ‘재생에너지 묻지마 증액’ 목적의 단독 처리를 위해 의석수를 앞세웠다”며 “군사적전과 같은 예산안 테러”라고 반발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광위)도 정부가 대거 삭감한 연합뉴스 지원 예산을 상당 부분 복원한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정부는 내년도 연합뉴스 지원 예산을 올해(278억6천만원) 대비 82% 삭감한 50억원을 배정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언론 길들이기’라고 비판하며 예년 수준인 250억7400만원으로 복원했다.
한편,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예산소위에선 대통령실 순방 비용과 횟수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순방 예산, 경호 예산 등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기동민 의원도 “(순방이) 효율화되고 횟수가 정제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위상에 맞게 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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