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공개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홍보 펼침막 시안.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인 펼침막 게시에 “명백한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논란이 벌어진 지 사흘 만이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논란이 된 현수막(펼침막)은 민주당의 ‘갤럭시 프로젝트’ 사전홍보를 위한 티저(호기심 유발) 광고로, 외부 전문가들의 파격적 홍보 콘셉트를 담은 것”이라며 “기획의도가 어떻다 하더라도 국민과 당원들이 보기 불편했다면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책임을) 업체에 떠넘길 게 아니라 당의 불찰이었고, 당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국민과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갤럭시 프로젝트는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총선 캠페인으로 기획해 오는 23일 시작하기로 한 것인데 조 사무총장은 “이 행사는 연기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게시하라고 전국 시도당 위원회에 요청했었다.
당 지도부는 1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관계자로부터 갤럭시 프로젝트와 펼침막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고민정 최고위원은 ‘콘셉트와 펼침막 디자인이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고, 정청래·박찬대 최고위원은 반대했다고 한다. 한 회의 참석자는 “의견이 갈려, 결국 그 자리에선 펼침막 관련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고가 이뤄진 이날은 금요일이라, 일부 최고위원이 지역구에 가려고 도중에 자리를 뜨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오후 사무총장 명의로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펼침막을 게시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문구가 알려지며 당 안팎에서 청년 비하 등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자 한준호 홍보위원장은 19일 “(논란이 된 문구 제작은) 당에서 한 게 아니고, 업체에서 캠페인 준비를 위해 했던 것”이라며 “일련의 과정에 있어서 업무상 실수가 있었지만 당직자나 당이 개입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당과 무관한, 업체의 잘못이라는 해명은 사실과 달라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날 조정식 사무총장이 “업체에 떠넘길 게 아니라 당의 불찰”이라고 한 것은 한 위원장의 ‘거짓 해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