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의 비이재명계(비명계) 일부 의원들이 가칭 ‘원칙과 상식’이라는 모임을 띄우기로 하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혁신과 당내 비주류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변화’가 최우선 목표라는 점에 입을 모으고 있으나, ‘12월 이후 탈당’ 방침에는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김종민·윤영찬·이상민·이원욱·조응천 의원(가나다순)이 참여할 ‘원칙과 상식’ 출범은, 지난 9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숨을 죽이고 있던 비주류 의원 일부가 세력화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은 개별적·산발적으로 이재명 지도부를 비판해왔지만, 앞으론 공동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차적으로 민주당과 강성 지지층, 강성 유튜버와의 단절, 당 도덕성 회복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찾아가 ‘비난 시위’를 한 것을 두고 이 대표는 지난 9일 소셜미디어 엑스(X, 트위터의 새 이름)를 통해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이원욱 의원은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예를 들어 강성 유튜버 방송에 나가는 의원이나 총선 후보자는 공천 시 감점을 하겠다는 정도의 조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에서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이들의 뜻이 끝까지 계속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강성 당원이 전반적인 당원 여론을 좌우하는 국면에 이른 지금도 당 지도부는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 모임이 향후 행보에서도 완전 일치된 것은 아니다. 이상민·조응천 의원은 최근 ‘12월까지도 당에 변화가 없으면 탈당’ 방침을 내비쳤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문화방송 인터뷰에서 ‘무조건 당 안에서 당의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일차적으로는”이라고 답하며 여지를 뒀다. 반면, 김종민 의원은 한겨레에 “이상민 의원과는 (생각이) 다르다”고 했고, 윤영찬 의원은 탈당과 관련한 명확한 의견을 밝힌 바 없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최종적으론 제3지대 정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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