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9일 ‘3호 혁신안’으로 비례대표 당선권에 ‘만 45살 미만 청년 50% 할당’을 의무화하고,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 ‘청년 전략 지역구’를 선정하는 방안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최안나 혁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5차 혁신위 전체회의 뒤 브리핑을 열어 “오늘 (혁신안의) 키워드는 ‘청년은 우리의 미래’”라며 이런 내용의 혁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혁신위는 1호 혁신안인 당내 징계 철회로 ‘통합’을, 2호 혁신안인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등으로 ‘희생’을 강조했는데, 이번엔 ‘청년’을 내세운 것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헬조선’이라는 말을 듣고 38선 위(북한)의 이야기가 아닌가 착각했다. 젊은이들의 취업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이번에 진정으로 깊이 이해했다”며 이번 혁신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 혁신위원은 “(선거철) 들러리, 이미지용으로만 청년들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정말 디딤돌 세대교체를 위해 당이 확실히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의미”라며 “(청년 정치인에게 혜택을 주는) 두 방식 모두 공개 경쟁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후보를)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의 나이 기준을 두고 김경진 혁신위원은 “당헌·당규상 청년은 만 45살 미만”이라며 “이런 유권자가 대략 (전체의) 37~38%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청년 정치인 공천 확대를 통해 전체 유권자의 40% 가까이 되는 이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청년에게 배정할 ‘우세 지역’은 혁신위가 따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 지역이나 서울 강남 지역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혁신위원은 “구체적인 지역구 선정이나 그와 관련된 숫자 기준은 공천관리위원회나 총선기획단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이런 청년 공천 혜택을 대통령실 참모가 누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김 혁신위원은 “인요한 위원장이 10여차례 강조했듯, 이번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실 사람에겐 어떤 특혜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혁신위 안건으로 분명히 논의돼, 어느 시점에 당 최고위원회의에 접수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혁신위는 지난 3일 의결한 2호 혁신안 가운데 △국회의원 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의원 세비 삭감 △현역 의원 평가 뒤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을 당 지도부에 공식 건의했다.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수용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그러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3일 밝힌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는 이날 최고위원회 건의사항에서 빠졌다. 김 혁신위원은 “애시당초 ‘권고’였다. (당사자들이) 결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오늘은 넣지 않았다”며 “정식 문건으로 당에 접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접수 시기를 두고는 “가장 늦은 건(늦게 한다면) 혁신위 임기가 끝나는 12월24일”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며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라고 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대통령실의 변화’와 관련한 내용이 혁신안에 반영되느냐는 질문에는 “혁신위가 종결될 즈음, 인요한 위원장이 대통령실 쪽이나 당대표와 일대일로 대질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식 혁신안에는 담기지 않으나, 인 위원장의 ‘권고’로는 당과 대통령실 양쪽에 전달될 것이라는 설명으로 보인다.
손현수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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