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2대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인재영입위원회를 꾸린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6일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현역 의원 가운데 최다선(6선)인 민주당 소속 박병석 전 국회의장(대전 서구갑)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자발적 용퇴’와 인적 쇄신이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첫 총선기획단 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는 민주당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분수령”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오만한 폭정을 심판하고, 위기에 놓인 민생을 구하는 출발점으로 만들 책무가 민주당에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선기획단은 △유능한 민생 정당 △청년과 미래세대에 대한 문호 개방 △실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재 발굴 등을 차기 총선의 주요 목표로 내놨다. 이들은 공천 시 현역의원 하위 평가자 감점 강화 등 ‘김은경 혁신위’가 지난 8월 내놓은 혁신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총선기획단 회의에 앞서 박병석 전 의장은 “이제 저의 빈자리는 시대 소명에 투철하고 균형 감각과 열정을 가진 새 사람이 맡아주길 염원한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우상호·오영환 의원에 이어 세번째다. 기자 출신인 박 전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뒤 정책위의장 등 당직을 두루 맡았으며, 2020부터 2년간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민주당 안에선 박 전 의장이 불을 댕긴 ‘중진 용퇴론’이 힘을 받으려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주류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선인 친이재명(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이 불출마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박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이 당내 중진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도 “중진들의 결단을 요구하려면 이 대표가 먼저 자신과 측근들의 총선 출마와 관련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친명 성향의 김두관 의원(재선)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도부가 정신 차려야 한다”며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주장하는 동시에 “‘친명 안방, 비명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엄지원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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