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도입을 “모든 걸 걸고 막겠다”고 1일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직선거법을 개혁은 못할 망정, 최소한 개악은 막아야 되지 않겠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으로, 정개특위는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의원은 현행 비례대표 의원 선출 방식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골목상권처럼 다양한 정당들이 가져가도록 보장해주는 것”이라며 “253개의 소선거구(지역구)는 양당이 독식해 국민들 선택지가 너무 제한되지 않나. 그러니 나머지 47석만큼은 소수정당들이 가져가도록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구 의석이 정당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에 비례 의석을 보충해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대 양당 쏠림을 그나마 완화해준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그러나 “최근에 국민의힘 쪽에서 갑자기 제안한 옛날 제도인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47석의 골목상권에 거대 양당이 그냥 뚫고 들어가서, 이것도 나눠 먹자는 것”이라며 “병립형의 다른 이름은 양당 카르텔법”이라고 주장했다. 지역구 의석수와 무관하게 정당득표율만 따라 비례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내년 총선의 최대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묻지마 거부권’을 행사하는 기반을 최소한으로 축소하는 것, 즉 (국민의힘 의석을 재의결을 막을 수 없는) 100석 이하로 내리는 것”인데, “민주당이 얻을 수 있는 건 2020년에 했던 180석이 최대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시 재의결 정족수로 재적의원 2/3의 야당) 연합 200석이 필요한데, 이건 민주당 단독의 힘만으로는 할 수가 없다. 합리적인 보수 세력, 진보야당과 협력해야 한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한 일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이 의원은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법을 추진하고 있고, (우리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하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은 정당성이 약화될 것이다. (국민들께) 연합 200석 만들어주시면 그 안에서 맏형 노릇을 하겠다, 저희도 변하겠다, 이렇게 얘기하면 충분히 1당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성정당의 유혹을 우린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제가 대통령도 아니고 당대표도 아니지만, 그래도 국회의원”이라며 “제가 가진 이걸 걸고라도 반드시 막아내야 될 만큼 이 일이 너무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병립형에 찬성해도, 위성정당을 만들어도 배지를 던지겠단 말이냐’는 질문에는 “모든 걸 걸고 막겠다. 반드시 막겠다”고 답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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