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 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사에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민생을 파괴하고, 평화를 뒤흔드는 권력의 퇴행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며 윤석열 정부에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법적인 정권의 폭력적 통치가 국민과 나라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10시간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전방위적인 수사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공포정치에 민주주의와 법치, 정의가 실종되었다”며 “국민의 삶이, 대한민국의 운명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는 지금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 ‘벽에 대고 소리라도 치라’ 하시던 대통령님의 간절한 당부를 다시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혹독한 고난도, 매서운 시련도 인내하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투쟁하던 강철 같은 그 의지를 되새기겠다”고 했다.
한편, 김진표 국회의장은 추모사에서 “김대중 시대는 민주주의의 최전성기였다”고 회고했다. 김 의장은 “김대중 시대가 끝나고 2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우리 민주주의는 진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김대중의 정치는 통합의 정치고, 협력의 정치였다. 김대중의 정치는 화해의 정치고, 미래로 가는 정치였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추모사에서 최근 윤석열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염두에 둔 듯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일관계 정상화의 많은 장벽을 과감한 결단으로 허물고 마침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끌어내는 커다란 업적을 만드셨다”며 “친일과 빈일의 낡은 이분법을 깨시고 미래지향적인 길로 나아가셨던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은 특히 우리 정치에 많은 걸 가르쳐주고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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