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7일 민주노총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을 “대한민국 3대 불법 폭력시위 단체”로 규정하고 보조금 지원 제한과 불법 농성 천막 규제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특정한 단체와 행사를 겨냥한 표적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제9차 회의를 연 뒤 한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3대 불법 폭력시위 단체가 있다. 민(주)노총, 전장연, 대진연”이라며 “(그중) 민(주)노총은 불법 폭력의 제왕”이라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경찰청이 집계한 ‘2010~2017년 구속자가 발생한 불법 폭력시위’ 78건 중 민(주)노총이 (관련된 사건이) 52건”이라며 “전장연도 올해만 23건의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대진연은 거의 테러행위를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특위는 △시설·도로 점거, 경찰관 폭행, 투석이나 쇠파이프 등을 쓴 폭력행위를 한 단체 △불법 시위로 구속되거나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람이 소속된 단체를 불법시위단체라며 임의로 규정했다.
특위는 이들 단체에 정부 보조금 지원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2018년 이전에는 불법 시위를 주도한 단체에 보조금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기획재정부 내부 지침이 있었으나, 문재인 정부 때 이 지침을 없앴다”며 “특위는 기재부에 관련 지침을 복원하라고 요청하려 한다. 국민 혈세가 불법 폭력시위에 쓰이는 일이 없도록 보조금 제한 지침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위는 농성 천막 철거를 용이하게 하는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 위원장은 “특위 명의로 불법 농성 천막을 규제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개정안도 추진할 것”이라며 “경찰청에서 3번 정도 구청에 (불법 천막 철거) 협조를 요청하고, 그래도 (구청이 철거를) 안 해주면 경찰청이 재량껏 철거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특위는 야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하 위원장은 “정당 중에 불법 농성 천막이 제일 많은 데가 민주당으로 총 8개 중의 5개다. 정의당도 2군데”라며 “한국 진보는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이 별로 없다. 민주당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경찰청과 국무조정실에 “불법 집회·시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벌칙 규정 보완 등을 통해 단속의 실효성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민주노총은 반발했다. 조용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은 “대통령실의 집회 옥죄기 강행이 결국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하는 특정한 단체와 행사를 겨냥한 표적탄압이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며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이념과 지향을 넘어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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