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정권 교체를 위해서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4년 만에 정치 일선으로 복귀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전 실장은 16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여러 실정을 멈춰 세우려면 현실적으로 대안은 민주당밖에 없다는 걸 국민들이 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책임이 크고, 이 정권을 바꿀 때까지 나 또한 모든 걸 포함해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앞서 15일 진성준 의원 초청으로 민주당 서울 강서을 지역위원회 명사 특강 강연자로 나서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임 전 실장은 2019년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던 데 대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내부적으로 통 큰 단합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는 이 대표밖에 없는 만큼 더 많은 여러 인재들이 함께 역할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발굴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 바깥으로 보면, 시민사회나 노동계와 연대와 협력의 폭을 다시금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이나 본인의 역할 등엔 말을 아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그의 22대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지역구의 유불리를 떠나 차기 총선과 대선에 출마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그와 가까운 이들의 설명이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임 전 실장은 험지든 어디든 출마해야 한다. 다만 임 전 실장이 지금 민주당에서 멀어져 있는 ‘문재인 지지층’을 모으는 카드가 될지, ‘올드 보이’들 중 한 사람에 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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