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모습. 당정은 지난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을 두고 “윤 대통령이 (입시제도를 4년 전에 공표하는) 법을 알고 있었는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쏘아 올린 공이 수능 불안과 불신의 파문을 불러왔다”며 “고등교육법에선 교육부 장관은 시험 과목, 형식 등을 4년 전에 공표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4년 예고제’는 입시제도 급변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라고 했다. 이어 “이 장관은 지난 3월 국민의힘 공부 모임에서 ‘입시는 4년 예고제라 윤 정부의 것(입시제도)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해진 거고, 윤 정부는 다음 정부 입시를 정한다’고 했다. (이 발언은) 고등교육법 규정에 따라 언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등교육법 34조의5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 교육부 장관이 시행하는 시험의 기본 방향과 과목, 평가방법, 출제형식을 4년 전에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박 원내대표는 또 “수능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은 입시 공정성을 지탱하는 한 기둥이다. 이 기둥이 흔들리고 있는데 여전히 어려운 문항, 이른바 킬러문항을 얘기하는 건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 교육 최대 리스크는 윤 대통령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교육현장이 아수라장, 쑥대밭이 됐다”며 “일단 던져 놓고 ‘그런 뜻이 아니다’라는 건 국정 무책임이다. 멀리 내다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회의에 앞서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도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한 최고위원들의 비판이 많았다고 한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에서 윤 대통령 수능 발언 얘기가 많이 나왔고, 특히 (윤 대통령 발언에) 당정(국민의힘·정부)이 두둔한 발언 등이 거론됐다”며 “이주호 부총리가 ‘대통령에게 많이 배웠다’고 발언한 것,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윤 대통령은) 대입 전문가다’라고 한 것 등을 두고 (어떻게 당정에서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는가, (최고위원들이) 서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