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대통령실을 상대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지난달 불거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국가안보실 관계자 도청 의혹과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 등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에서 대통령실을 도청했다고 하는데, (당신은) 인정하냐’고 묻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실장은 “파악해보니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 도청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파악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제 상대의 선의에 기대하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 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해 야당의 반발을 샀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왜 돋보이기 위해 과거와 군을 폄하하냐. 보고서 쓸 때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자, 조 실장은 “전임 대통령이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국제사회에 보장하면서 대북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했다. 저는 ‘가짜 평화’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이에 야당에서는 “싸우자는 거냐”는 고성이 나왔다.
김건희 여사의 대외 행보를 두고도 질의가 이어졌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미국 방문에 앞서 넷플릭스 투자 유치 계획을 김 여사가 보고받은 사실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넷플릭스 관련 보고를 누가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대기 비서실장은 “그건 말씀 드릴 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저는 보고할 수 있다고 본다. 영부인이라고 해서 집에서 살림만 살라, 그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김 여사는) 원래 조용한 내조를 하신다고 했는데, 활동이 많아지면 사과하고, 제2부속실을 정식으로 만들어서 해야지 (부속실 내) 별도 팀으로 하다 보면 계속 의혹만 넘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의원들의 이런 지적에 “제2부속실이 있느냐 없느냐는 똑같다. (현재의) 부속실에서 다 하면 된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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