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더불어민주당이 대학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학자금 이자 면제법)을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앞서 본회의에 직회부해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처럼 이번 개정안도 본회의 직회부를 검토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2월22일 교육위 소위원회에 이어 이날 안건조정위에서도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여야 이견이 큰 쟁점법안을 최장 90일 동안 논의하는 안건조정위는 구성원 6명 중 4명이 찬성해야 법안이 통과된다. 현재 교육위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의원 3명과 민주당 출신 민형배 무소속 의원, 국민의힘 의원 2명으로 꾸려져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에서 ‘위장 탈당’한 민형배 의원은 안건조정위원 자격이 없다”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채무자의 연간 소득이 상환기준 소득을 넘길 때까지 대출 이자를 면제하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민주당이 선정한 22대 민생법안 가운데 하나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간호법 제정안 등 각종 쟁점법안을 본회의에 단독으로 직회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를 우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지난 13일 국회 재의에서 부결됐으나, 민주당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학자금 이자 면제법 역시 이러한 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교육위 관계자는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소위에서 충분히 논의했다”며 “민생법안인 만큼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교육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교육위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6명, 민형배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이 교육위에서도 단독 처리를 강행하면,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다.

여당은 재정 부담과 형평성을 이유로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교육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대학생의 표심을 노린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돈이 필요하지 않은 학생들한테도 이자 없이 대출이 가능하게 되면 가수요가 발생해 피해가 상당 부분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