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며 “무기급 핵물질 생산 확대”와 “핵무기 생산 박차”를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며 “무기급 핵물질 생산 확대”와 “핵무기 생산 박차”를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북한은 노동신문에서 사진을 통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했다. 아직 북쪽이 전술핵 탑재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한·미 군 당국의 공식 정보 평가를 반박하는 동시에, 이날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지난 27일 핵무기연구소에서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한 자리에서 “핵무기연구소와 원자력부문에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데 대한 당중앙의 구상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전망성 있게 확대하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 데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북한이 여러 기의 전술핵탄두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한 점이 우선 주목된다.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전술핵탄두 ‘화산-31’이 여러 기 가지런히 놓여 있는 곳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또 벽면에는 이 전술핵탄두를 △600㎜ 초대형 방사포 △단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포-11ㅅ형과 화성포-11ㄴ형 △순항미사일인 화살-2형 등에 장착한 그림을 담은 액자들이 여러 개 걸려 있다. 핵탄두 소형화를 통해 다양한 투발 수단을 갖췄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능력에 관해 “북한이 이야기하는 전술유도무기 체계에 탑재 가능하다고는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함에 대한 시위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니미츠함이 속한 미 제11항모강습단의 크리스토퍼 스위니(소장)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부산에서 출항한 뒤 (지난해 9, 10월에 이어) 한·미·일 3자 훈련을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북한은 ‘핵무기 통합 운용’ 체계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최근에 진행된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에서 과학성과 믿음성, 안전성이 엄격히 검증된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 ‘핵방아쇠’의 정보화기술상태를 료해(점검)”하고 “준비된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들을 검토하시였다”고 전했다. 김 총비서의 지휘·명령에 따라 핵무기를 실전 운용할 ‘통합 정보 체계’가 갖춰졌다는 점을 내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수중 및 공중 폭발 시험 사실도 알렸다.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함경남도 원산만에서 투입한 핵 무인 수중공격정(핵어뢰) ‘해일-1형’이 42시간27분 잠항해 27일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에서 수중폭발했다고 보도했다. 또 27일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을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함경북도 김책시 앞 목표 섬을 겨냥해 쏴 표적 상공 500m에서 “핵공중폭발타격” 시험을 했다고 전했다. 핵어뢰 수중폭발 시험은 21~23일에 이어 두번째, 공중폭발 시험은 19, 22일에 이어 세번째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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