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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재명 ‘측근 죽음’ 정면돌파 행보…‘책임론’ 싸고 분란 계속

등록 2023-03-12 18:42수정 2023-03-13 13:24

비명계 “침통한 상황, 지지자 환호”
이 대표, 부모 묘지 훼손 사실 알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및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및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측근이 숨진 지 이틀 만에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규탄 시위에 참석하는 등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이며 ‘정면돌파’하겠다는 계산이지만,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등 당내 동요는 계속됐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금 당장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철회하고 국민과 피해자에게 사죄하라”, “역사의 정의를 배신했다가 몰락해간 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12일엔 경북 봉화군에 있는 부모 묘지에 구멍이 뚫리고 돌덩이가 묻힌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모 묘소가 훼손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사진은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경북 봉화의 부모 묘소 현장 사진. 이재명 페이스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모 묘소가 훼손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사진은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경북 봉화의 부모 묘소 현장 사진. 이재명 페이스북 갈무리

이 대표가 정부 규탄집회에 참석한 11일은 과거 성남시장·경기지사 비서실장이었던 전아무개씨의 발인식 날이었다. 전씨는 성남에프시(FC) 후원금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12월26일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성남지청에 소환돼 영상 조사를 받았는데, 이후부터 가족과 주변 지인에게 고충을 얘기했다고 한다. 전씨와 친했던 전직 성남시 공무원은 “변호사의 조력 없이 혼자 가서 영상 조사를 받았다고 하더라. 전씨가 한 차례 조사에 힘들어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정부 규탄 집회에 참석하자 당내에선 뒷말이 나왔다. 한 비명계 의원은 “발인 날 열린 집회에는 원내대표 등 다른 사람이 가도 충분했다”며 “침통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단상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는 모습이 기괴했다”고 말했다. 김해영 전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와 같은 인물이 민주당의 당대표라는 사실에 당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 한 사람의 생명이 전 지구보다 무겁다는 말이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당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그 명이 다할 것”이라고 적었다. 윤영찬 의원도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책임론을 강조했다.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라는 이 대표 입장에 보조를 맞춰 공세에 나섰다. 특히 당내 강경파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검사를 탄핵해야 한다”(김용민), “검찰의 직접수사권 완전 폐지 말고는 답이 없다”(황운하)며 검찰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책임론’도 일축했다. 윤준병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대표 퇴진론에 대해 “가해자(검찰)를 나무라야지 왜 피해자(이 대표)를 나무라냐”며 반박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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