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정치인들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간신배’로 규정하고 전쟁을 선포한 천하람 당대표 후보를 향해 “갈라치기 정치”, “발목 잡기”라며 공세에 나섰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천 후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윤핵관 책임론’에 방어막을 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천 후보를 겨냥해 “정치를 시작하시는 분이 더 잘해서 당원의 마음을 사고 국민의 마음을 사셔야지 그런 식으로 갈라치기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 후보가 전날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공신의 자리를 왕의 비위만 맞추던 소위 윤핵관들이 차지하고 있다”며 “윤핵관의 당내 권력 줄 세우기라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친윤계 초선인 박수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비윤 주자들인 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를 싸잡아 “한심한 이준석계”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유승민·이준석계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당선되면 윤 정부의 성공에 힘을 보태기보다는 자기 계파의 목소리를 높이며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것이 빤히 보인다” 고 천 후보를 견제했다.
친윤계 의원들은 천 후보가 당 대표 선거에서 ‘대통령 공천 개입 금지’를 공약한 것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국민공감’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전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 후보가 ‘대통령 공천 개입 금지’를 공약한 것을 두고 “원래 겁 먹은 개가 많이 짖는 법”이라며 “본인들이 무슨 공천을 못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지역구가 전라남도 순천이기 때문에 제가 당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공천 걱정을 그렇게까지 많이 해야 하는지는 솔직히 좀 의문”이라고 응수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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