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일 대구 당협을 찾아 당원들과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일 ‘보수의 심장’으로 꼽히는 대구를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감옥 갈 사람”이라며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내 뿌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대표를 저격하는 방식으로 전통 지지층에게 선명성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이날 대구 서구 당원협의회 간담회에서 “지난 총선의 패배는 수도권의 패배였다. 결국 수도권이 승부처”라며 “민주당은 감이 굉장히 빠르다. 이미 (수도권 중심으로 지도부) 진용을 갖췄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어 “민주당의 누구죠? 민주당 대표 이름이 누구더라”고 반문했고 몇몇 당원들이 이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자 안 의원은 “아 예, 감옥 갈 사람이라서”라고 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 이 대표와의 도덕성 대결에서도 우위에 있다며 지난해 6·1 재보선에 출마한 배경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제가 인수위원장 끝나고 이재명이 어디 사는지를 보고 나서 이재명 사는 곳(경기 성남 분당갑)에 제가 이재명 잡겠다며 출마 선언했다”며 “(이 대표가) 그 다음날 인천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그래서 인천으로 달려가 ‘우리 동네에서 도망친 놈 잡으러 왔습니다’라고 막 외쳤다”고 했다. 이 대표가 자신과의 대결을 피하고 인천 계양을로 옮겨갔다는 주장이었다. 안 의원은 “그런데 얘가 사실 얼마나 창피하냐. 바로 전날 ‘너하고 붙자’했는데 도망쳤잖아”라며 “나중에 이유를 알았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로 가면 선거운동 안해도 당선될 줄 알고 전국유세 계획을 짜놨다”며 “제가 (인천 계양을에) 열심히 지원유세를 갔더니 (상대 후보와) 10%도 안 되게 격차가 좁혀졌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이재명이 겁이 많다. 제가 발을 묶어놨다. 그래서 그 사람이 전국 유세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인천 계양을까지 가서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를 하는 바람에 이 대표의 전국 유세를 막았다는 주장이었다.
안 의원은 자신의 고향이 티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인천 출마에 “저도 경상도 남자인데 열이 받쳤다”며 “저는 경북 영주 사람이다. 많이들 모르시던데, 저희 (집안) 어른들이 영주하고 예천, 안동에 다 사신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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