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가운데는 김진표 국회의장. 연합뉴스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9일 여야가 예산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민생예산을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정부에 못한 일을 정권 잃고 새로 하겠다는 건 몽니”라고 맞섰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틀 내내 (주 원내대표와) 밤늦게까지 협상했지만 쟁점이 많아 헛바퀴만 돌고 있다”며 “거대한 복합 경제위기 앞에서 정부 예산안 중 0.8%만이라도 감액해서 민생예산으로 쓰자는데 정부·여당이 극구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은 끝내 합의에 실패할 경우 오늘 안에 감액 내용만을 담은 야당의 수정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겠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시한인 오늘 오후까지 정부·여당이 입장을 안 바꾸면 국회의장의 의사를 확인하고 오늘 (수장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은 ‘야당의 몽니’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과 여러 차례 협상을 하고 있지만 아직 중요한 대목 몇 개가 남아서 오늘 중에 타결이 될지 걱정이 많다”며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하지 못한 일을 정권 잃고 새로 하겠다는 건 몽니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새 정부가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폄하하지 말길 바라고 거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여야가 이날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뒤 처음으로 정기국회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사례가 된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