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을 선언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병원 의원실 제공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 당권 주자이자 친문재인계(친문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 공천권을 내려놓겠다며 다른 후보들에게 공동선언을 제안했다.
강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 ‘민주당 혁신 청사진’ 기자회견에서 “현행 당 대표가 임명하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을 당 중앙위원회에서 인준하도록 바꾸겠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는 공관위원장·위원을 최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대표가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선출직 공직자와 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회에서 인준하는 방식으로 고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강 의원은 공천 논의를 위한 당대표 후보자들의 회동과 공동선언도 제안했다. 강 의원은 “‘당 대표 공천권 내려놓기를 위한 당 대표 후보자 회동과 공동선언’을 강훈식·김민석·박용진·박주민·설훈 그리고 이재명 의원께 공식 제안한다”며 “투명한 공천을 통한 민주당 통합의 가치를 추구한다면 함께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제안의 배경에 대해 “우리 당이 매번 전당대회마다 굉장히 민감해지고 숨죽여있던 분들도 어느 쪽엔가 줄을 서서 계파 싸움에 뛰어드는 것을 보게 된다”며 “시스템적으로 당 대표가 (공천을) 전횡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앤다고 하면 전당대회가 노선을 갖고 경쟁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안은 친문계 의원들 사이에서 이 의원이 차기 당대표가 될 경우, 2024년에 치러질 공천 과정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가운데 나왔다. 친문계 전해철 의원도 이날 공개된 <노컷뉴스> 인터뷰에서 “그동안 전략 공천 등 지도부의 특별한 의결에 의해 (공천) 전횡을 해왔던 게 있다”면서 ‘시스템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97그룹 당권 주자들 간 단일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그 시점이 29일로 예정된 예비경선(컷오프) 이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적어도 컷오프까지는 본인의 가치와 비천 등을 다 제시해야 한다”며 “컷오프 통과 이후 우리 당의 큰 혁신이나 통합 등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 부분에서 단일화 논의는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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