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에 출근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압승 뒤 이준석 대표가 혁신위원회를 띄우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영향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이 대표의 노림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설치를 의결했고 “600여 일 남은 총선을 염두에 두고 더욱더 개혁, 정당쇄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패배한 정당에서 반성하며 혁신을 다짐하는데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여당이 혁신위를 선제적으로 띄우는 건 이례적이다. 이 대표는 특히 혁신위에서 “어떻게 하면 당원 민주주의를 더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공천 제도를 더 적절하게 할지 연구”하겠다며 공천권 손질에 방점을 찍었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 여당 내부의 관심은 2024년 총선으로 향하고 있으며, ‘시스템 공천’ 논의는 ‘윤핵관’의 영향력 차단과 연결된다. 대선 때부터 파워게임을 벌이며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등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이 대표가 ‘윤핵관’ 견제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 대표와 윤핵관은)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 불편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주도권 장악을 하려고 할 것”이라며 “(체계적인 공천 시스템이) 잘 되면 대통령이나 실세 등의 불필요한 입김은 자동적으로 배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휘말린 이 대표에 대한 징계 결과에 따라 전당대회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 대표는 ‘의혹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위는) 한없이 정치적인 상황으로 가는 거지 그것을 통해서 어떤 결론이 날 것이란 생각을 안 한다”며 “윤리위가 개최되면 제가 공개회의로 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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