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 사진 가운데)과 최강욱 민주당 의원(오른쪽 사진). 공동취재사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화상회의 중 성희롱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민주당 여성 보좌관들이 “말장난으로 응대하며 제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며 공동으로 비판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일주일 만에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최강욱 의원은 4일 밤 민주당 누리집에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제 발언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입으신 우리 당 보좌진님들께 사과드린다. 아울러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을 국민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지난달 28일 여성 보좌관들이 배석한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의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같은 당 ㄱ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하느라 그러는 것 아니냐’라고 묻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최 의원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최 의원은 ‘○○○가 아니라 짤짤이를 말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후 일부 최 의원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해당 발언을 언론에 제보한 여성 보좌관들을 색출해야 한다’는 등 ‘2차 가해’가 이어졌다.
민주당 여성 보좌관들은 이에 4일 “최강욱 의원은 제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행위를 즉각 멈추고,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로 실추된 민주당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내놨다. 이들은 성명에서 “최 의원은 며칠 전 저지른 심각한 성희롱 비위 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말장난으로 응대하며 제보자들을 모욕하고 있다”며 “그러는 동안 오히려 사건을 제보한 보좌진들에게는 ‘제보자 색출 필요’ 등의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을 향해 “자신의 비위를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최 의원님이 말씀하시던 정의인가”라고 되물었다.
최 의원의 사과가 이뤄진 뒤, 박지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강욱 의원께서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전해진 직후 당 차원의 사실 확인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그는 이 발언을 제보한 뒤 2차 가해를 당한 여성 보좌관들을 향해서도 “비대위원장으로서 이런 일을 미리 막진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비대위원장 책무에 따라 당에서 정한 절차에 따른 조사를 지시한 뒤 “사실 관계도 확인하기 전에 그럴 리 없다며 저를 비난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제게 쏟아지는 비난을 보며 이전 피해자들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이 왜 상식으로부터 고립되어 왔는지, 왜 재집권에 실패했는지, 왜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졌는지 깨달아야 한다”며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잘못을 감싸는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5년 뒤에도 집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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