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3일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 김앤장 고문 시절 김앤장이 외국기업을 대리한 논쟁적 사건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향해 “국민 검증에서 탈락했다”고 공세 수위를 높이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뒤 총리 인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각에선 한 후보자 인준이 중대범죄수사청 입법이나 장관 후보자 낙마 문제와 연계 처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등 과거 김앤장이 외국기업을 대리했던 사건에 한 후보자가 고문으로 재직하며 관여한 사실이 없는지 캐물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로펌이 (어떤 대리를 하는지) 모든 구성원이 다 알도록 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 소송(ISD)에 대해서는 “한국의 로펌은 비난받고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 하나. 누군가는 (외국기업을 대리하는) 그런 기능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계성 김앤장 변호사는 4년4개월 간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받은 고문료 20억원이 “업계에서는 합리적인 선”이라고 엄호했다. 2017년 한 후보자를 고문으로 직접 영입했다고 밝힌 그는 “후보자의 과거 경력이나 외국어 구사능력으로 봤을 때 다른 분으로 대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간사단연석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신임 국무위원 후보자 적격 여부를 표시한 상황판에 국무총리 부적격을 나타내는 폭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날 오후 민주당은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총리·장관 후보자들이 자격 미달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강병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간사는 “(한 후보자가) 갖가지 의혹을 해명했지만 의혹만 더 커졌다. 이미 국민 검증 탈락했다”며 청문회 중간평가 의미로 패널에 적힌 한 후보자 이름 옆에 폭탄 스티커를 붙였다.
민주당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한 후보자 인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장관 후보자 낙마 건과 연계 처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무총리 인준은 다른 장관 문제와 연계하지 말자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했지만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거취까지 지켜보면서 (한 후보자 인준은) 정무적으로 판단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후보자 인준 건을 다른 장관 후보자 거취와 연계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한 후보자 인준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나 중수청 설치 건과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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