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2030세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이 극명히 엇갈린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에서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선거 초반부터 이어왔던 젠더 전략에 대해 “조금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며 “젊은 여성들, 20대 특히 3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 좀 더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나, 선거전략 과정에서도 조금 더 한번 돌이켜 봐야될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여성가족부 폐지’와 ‘무고죄 강화’ 등 젠더 갈라치기 공약을 내세운 것이 이번 대선에서 2030 여성 다수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든 게 아니겠냐고 본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의 ‘압승’ 호언장담에도, 두 후보 간 격차가 0.73%포인트 초박빙에 그친 것에 대해서도 “원래 선거판에서 가장 잘못된 모습이 다 된 듯이 행세하는 것”이라며 “혹시 그런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의 리더십이나 (2030 남녀 갈라치기) 전략에 대해 당 안에서 논란이 될 소지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저는 그런 부분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어쨌든 지금은 선거에 승리했다. 당내로 눈을 돌려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지금 산적한 문제가 많으니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결과적으로는 이대남, 이대녀라는 그 젠더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이것을 더 도드라지게 했던 부분도 있었다고 인정을 해야 된다”며 “저희의 본뜻은 그게 아니었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젊은 여성들이 가졌을 만한 어떤 소외감이라든지 어떤 배타적인 감정에 대해서 앞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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