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3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뒤늦게 구속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인사청문회 거짓말 논란’이 다시 소환됐다. 당시 윤 후보에게 ‘거짓말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전략기획실장으로 발탁됐으며, 윤 후보 쪽의 거듭된 ‘거짓말 부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윤 전 서장의 뇌물 의혹 수사에 윤 후보가 개입했는지 여부였다. 윤 전 서장은 윤 후보와 호형호제 하는 사이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이며, 2012년 육류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8개월가량 국외로 도피하고도 처벌을 면해 검찰의 비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사 중인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있냐’고 집요하게 캐물었지만 윤 후보는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윤 후보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관련 취재를 진행하던 <뉴스타파> 기자에게 “내가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대검 중수부 출신 변호사)이 보고, ‘네가 (윤)대진이한테 얘기하지 말고, 윤우진 서장을 한 번 만나봐라’고 말했다”는 윤 후보의 육성이 공개된 것이다. 그러자 윤 후보는 청문회장에서 “그냥 사람을 소개한 것이고, 그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지는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윤 후보의 거짓말에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거짓말쟁이 검찰총장은 안된다”며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 여당에선 유일하게 금태섭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개인적으로 윤석열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후보자 자신이 기자에게 한 말(본인이 이남석 변호사를 윤우진씨에게 소개해줬다는 취지의 말)은 현재의 입장에 비쳐 보면 명백히 거짓말 아닌가. 그렇다면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 의원은 “살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적어도 거짓말이 드러나면 상대방과 그 말을 들은 사람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상식이고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여권의 조직적인 윤석열 엄호 분위기에서 나온 ‘소신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2년여 뒤 윤 전 서장이 구속되면서 당시 윤 후보의 거짓말이 다시 회자됐지만 윤 후보 쪽은 거듭 사건에 연루된 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변호사 소개 관련 ‘거짓말’을 부정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8일 “근거 없는 의혹을 다시 제기하고 있어 알려드린다”며 “윤석열 후보가 직접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도 없다”고 공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금 전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그때 다 말씀을 드려서 더 드릴 말씀은 없다”며 “그때 제가 그렇게 이야기했더니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의원 비롯해서 ‘초등학생이 꼭 그런 질문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금태섭 “윤석열 후보자, 거짓말 사과해야”)
심우삼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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