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석열 후보가 5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오는 6일 공식 출범한다. 인선과 선거전략을 둘러싼 내홍으로 국민의힘 선거 조직이 윤석열 후보 선출 뒤 약 한 달 만에 겨우 본궤도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출범식을 하루 앞둔 5일, 윤 후보는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새로운 출발을 약속했고, 김 위원장은 ‘중도 확장, 실용 노선 강화’를 예고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이준석 두 분 상임선대위원장, 그리고 우리의 동지들과 함께 단합된 힘을 보여주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하나 되어,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많은 진통이 있었고, 당원과 국민께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당의 내홍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저는 얼마든지 더 큰 어려움도 감내할 수 있다.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때는 추진하지만,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것, 그것이 저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로 출근해 인선안을 보고받으며 선대위 출범을 준비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내려놓은 뒤 7개월 만에 ‘전권’을 쥐고 다시 돌아온 김 위원장도 당사로 출근하며 적극적인 ‘의제 설정’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윤 후보와 1시간 정도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이 가장 중요시할 과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부 사회 계층이 겪는 경제적 황폐한 상황을 어떻게 조기에 수습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이런 상태로 계속 가야 하는지, 글로벌화된 경제 속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윤 후보와) 몇 가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선대위 안에 ‘김종인 사단’을 꾸려 중도층을 아우르는 전략적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는 추측에도 힘이 실린다. 김 위원장 측근인 임태희 전 의원은 총괄상황본부장을 맡게 됐고, 김 위원장과 교감을 이어왔던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의 영입도 유력하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만난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서민에게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자’는 말씀을 강조했다”며 “어떤 나라를 만들고,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것에 집중해서 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위원장의 비토가 강했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3인이 불협화음 없이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 위원장 합류를 신호탄으로 이날 선대위에는 당 외부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공동선대위원장에 노재승 커피편집숍 블랙워터포트 대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피부과전문의 함익병씨를 추가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유세차에 올라 오세훈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면서 보수 진영에 얼굴을 알린 청년 자영업자다. 함익병씨는 4년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때 안희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대선 선대위에 자동 추천됐다가 ‘독재 찬양, 여성 비하’ 발언으로 30분 만에 철회된 전력이 있다. 그는 <백년손님-자기야>라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2014년 3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독재가 왜 잘못된 거냐”,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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