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권성동, 정진석, 이종배, 유상범, 김성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건물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확정된 윤석열 후보는 정치 입문 4개월차의 ‘정치 신인’이지만 그의 주변에는 다수의 중진급 정치인들이 포진돼 있다. 이번 경선에서 ‘매머드급 캠프’의 조직력이 당선의 주요 요인으로 평가받지만, ‘줄세우기 정치’라는 비판도 있었던 만큼 향후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서 생길 수 있는 잡음을 막을 과제도 안고 있다.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은 권성동·정진석 의원이다. 국민의힘 중진인 이들은 윤 후보가 지난 6월29일 대선 출마 선언식을 할 때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 서서 찍힌 사진으로 ‘우성동’ ‘좌진석’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특히 종합지원본부장으로 캠프 실세 역할을 했던 권 의원은 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윤 후보가 외가인 강릉을 찾을 때마다 어울려 놀았던 소꿉친구 인연에 검찰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밖에도 김태호·박진·심재철·유정복·주호영 등 전·현직 의원 5명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윤한홍 총괄부실장과 박민식 기획실장, 신지호 정무실장 등이 핵심 실무를 담당하며 그의 본선 진출을 도왔다. 이들 실장급 3명은 모두 친이명박계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의원, 제승완 전 청와대 총무2비서관 등 정무라인에는 주로 친이계 라인이 포진돼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태호 의원과 유정복 전 인천시장, 이학재 정무특보와 이상일 공보실장은 친박근혜계 출신이다. 윤 후보 주변에 범보수 인사들이 총집결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직함을 가진 참모만 250명이 넘고, 전현직 의원은 60여명이다. 경선 경쟁자였던 3선의 하태경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도왔던 이채익·정동만·황보승희 의원 등 본선 직전에는 당내 개혁 성향 의원들까지 흡수했다.
정책 및 공약 개발은 이석준 전 박근혜 정부 국무조정실장이 도맡았다. 캠프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가, 간사로는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쪽 인사들도 윤 전 총장 캠프의 공보라인을 중심으로 포진돼 있다. ‘김종인 비대위' 출신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 김병민 대변인, 윤희석 공보특보가 있고, 함경우 상근 정무 보좌역도 김 전 비대위원장과 가깝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 김 전 위원장과 직접 소통하면서 그를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향후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구성을 논의하면서 김 위원장의 역할을 정하는 데는 의견 일치를 보기 쉽겠지만, 그 전에 경쟁을 펼쳤던 후보들과 갈등을 회복하고 원팀을 구성하는 게 우선 과제다. 대규모 조직이었던 캠프를 해산하고 새로 선대위를 꾸리는 과정에서 캠프 인사들의 진로를 두고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 대표실 관계자는 “우선 선대위 실무진은 기존 캠프 출신이 아니라 새로운 인사로 꾸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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