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올해 8월30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출발한 ‘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종착지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선 후보 선출을 하루 앞둔 4일 당원투표율은 60%를 돌파했고 4명의 후보들은 바닥을 훑으며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5일 오후 3시께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확정한다.
당원투표 이어 여론조사도 ‘흥행’…윤캠 “당협 160개 지지” 홍캠 “조직표로 승리 어려워”
이날 끝난 당원투표율은 63.89%였다. 이는 종전 최고였던 2차 예비경선 최종당원 투표율(49.94%)는 물론 지난 6월 전당대회 투표율(45.36%)를 훌쩍 넘는 기록이다. 흥행을 기록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양강구도’ 초접전 양상이 당원들의 관심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일반 여론조사 참여율도 높았다. 국민의힘은 4개 여론조사 업체를 통해 유권자 6000명(각 1500명씩)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이는 데 3일 이미 70%를 채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쪽은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러 지표를 종합한 결과 두 자릿수 차이로 이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245개 당협 중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당협위원장이 160개 정도 된다”고 했다. 조직표가 윤 전 총장에게 쏠려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홍준표 바람이 조직을 압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경기 수원시 경기도당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조직투표를 해보면 (득표율이) 20% 이상은 넘지 못한다. (조직투표는) 2007년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때 대의원 경선하던 마지막 방법”이라고 말했다.
후보들은 이날 ‘마지막 한 표’까지 끌어모으려 거리로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의정부·포천·연천 등 경기 북부 접경 지역을 돌면서 당원들과 만났다. 바닥 민심을 훑는 동시에 본선에 대비해 경기지사 출신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안방’을 파고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가 2013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만들어지면 임대 아파트를 짓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입만 열면 서민, 서민하던 이 후보의 ‘친서민’ 가면이 다시 한 번 찢어진 것”이라며 “한쪽으로는 국민을 향해 현금을 살포하며 친서민을 가장하고, 한쪽으로는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손익을 잣대로 헌신짝처럼 여기는 반서민인 두 얼굴이다. 이제 그 가면을 벗으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수원의 경기도당을 찾아 확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본선에 나가면 호남에서 한국 보수정당 사상 20% 이상 득표하는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오늘 경기도에 온 것은 여기가 경기도 차베스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1300만 유권자, 도민들이 바로 대선의 바로미터”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저녁엔 서울 홍대 거리로 이동해 젊은 층과 소통했다.
수도권·중도층·청년층 지지를 토대로 반전을 노리던 유승민 전 의원은 마지막 일정으로 국회 ‘국민의힘 대장동게이트 특검추진 천막투쟁본부’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정책, 토론, 도덕성, 품격에서 압도할 후보는 저밖에 없다”며 “멀쩡하고 정상적인 후보를 놔두고 다른 후보를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국회를 방문해 “당원과 국민은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여망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현명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할거라 믿는다. 저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후보의 역할이든 원팀의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결과 발표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윤-홍, 27% 동률
승부는 예측불가다. 이날 나온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동률을 이뤘다. 1주 전 조사와 비교해 윤 전 총장 적합도가 7%포인트 오른 게 특이점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성인 1004명을 상대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나란히 27%를 기록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10%,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3%를 기록했다. 1주 전 조사 때는 윤 전 총장이 20%, 홍 의원이 25%로 5%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와 중도에서 홍 의원이, 보수와 모름·무응답층에서는 윤 전 총장이 우세했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지표조사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