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소에서 ‘정치대개혁'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1주일 앞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각각 ‘조직’과 ‘바람’을 강조하며 승리를 자신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완주를 다짐했다.
윤 전 총장의 전·현직 의원 영입을 ‘구태정치’라고 비판해온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3%, 30대 9%, 40대 8%이며 “이런 후보가 대선을 이기겠습니까”라는 문구가 담긴 게시물을 올렸다. 홍 의원은 “조직은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건 선거의 철칙”이라며 “민심은 ‘398 후보’가 아니라 홍준표”라고 강조했다. 20~40대 지지율이 저조한 윤 전 총장을 ‘398 후보’라고 직격하며 본선에서 확장성 있는 자신이 국민의힘 후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사무처를 돌며 당직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지지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은 이날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의원을 영입하며 ‘세 불리기’를 이어갔다. 박 전 부의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 경력이 있는 호남 검사 출신이다. 김동철 전 의원은 새정치국민회의 당료 출신으로 2004년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한 호남 4선이다. 호남 출신 전직 의원들을 영입해 ‘전두환 망언’으로 타격을 입은 호남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영입 기자회견에서 “오늘 호남을 대표하는 훌륭한 두 분을 국민캠프에 모시게 되어 정말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두 분과 함께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을 수렴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홍 의원과의 단일화설이 돌았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를 ‘가짜뉴스’로 치부하며 막판 뒤집기를 자신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1000명 샘플 가운데 일부 소수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별 (실제) 지지도 나오는 것과 많이 다를 수 있다”며 “그동안 당협을 돌아다니면서 핵심 당원을 만나 제가 왜 후보가 돼야 되는지를 설득했고, 그래서 저도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과의 단일화설에 대해선 “홍 의원 캠프에서 비겁한 짓을 안 했으면 좋겠다. 경선에서 단일화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께서 단일화를 정 하고 싶으면 본인이 사퇴하시고 제 지지 선언을 하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본인으로의 단일화라면 고려해보겠다’며 윤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쪽에서 (원희룡으로 단일화하겠다는) 그런 얘기라면 진지하게 고려해보겠습니다만, 그 외에는 1도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대장동 일타강사’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며 지지율 약세 극복에 나선 원 전 지사는 “원희룡을 찍으면 원희룡이 되고 원희룡은 이재명을 잡는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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