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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재명, 문 대통령 ‘인증’ 받고 정세균 만나며 ‘원팀 구성’ 박차

등록 2021-10-26 17:18수정 2021-10-27 02:3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한정식집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한정식집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집권여당 대선후보로서 ‘정식 인증’을 받았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정세균 전 총리도 만나 선거 지원을 요청했고, 27일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회동을 예고하는 ‘통합 행보’로 본격적인 원팀 선대위 인선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 만난 이재명, 일체감 강조

이 후보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50분 동안 이어진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과거 앙금을 털어내고 일체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따로 뵐 기회가 있으면 마음에 담아둔 얘기를 꼭 드리고 싶었다”며 운을 뗀 뒤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했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모질게 경쟁’했던 과거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며 웃으며 받았다고 한다. 이날 비공개 회동의 주요 화제는 대선 정책경쟁과 기후위기와 경제 문제였다고 하지만, 배석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한 대화에서도 문 대통령과의 동질감을 강조하는 이 후보의 발언이 두드러졌다. 이 후보는 전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거론하며 “대통령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서 놀랄 때가 있다. (시정연설) 내용도 꼼꼼히 살펴봤는데 내 생각과 너무 똑같았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데 문 대통령도 루즈벨트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알고 있다. 거기에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계승자임을 강조함으로써 40%에 가까운 문 대통령 지지율을 흡수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정책에 관한 해법에는 시각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좀 더 과감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조정과 양극화 극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을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어떤 목표든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며 “기업들도 많이 만나보라”고 말했다.

오늘 정세균, 내일 추미애…원팀 선대위 구상

지난 24일 이 전 대표를 만나 ‘경선 후유증’을 정리한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또 다른 경쟁자였던 정 전 총리를 서울 여의도 음식점에서 만나 만찬을 함께 했다. 정 전 총리는 “이 후보가 승리해 문재인 정부가 잘 계승되길 바라는 당원 동지와 국민이 많다”며 덕담을 건넨 뒤 “꼭 원팀을 만들어서 필승하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이 후보는 “총리님께서 함께 해주시고 큰 역할 해주시면 아주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가 우리 총리님 계보”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정 전 총리가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당 상근 부대변인을 지낸 인연이 있다. 2010년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를 공천한 사람도 정 전 총리였다. 지난 11일엔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며 이 전 대표의 경선 불복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선대위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에 후보 직속 ‘미래경제위원회’를 둬서 정 전 총리 쪽 의원과 전문가들을 적극 포용할 계획이다.

이 후보 쪽은 이낙연·정세균 캠프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해 통합·원팀 선대위를 꾸릴 계획이다. 이 후보 쪽 핵심 관계자는 “양 캠프의 3선 이상 의원들은 한명도 예외 없이 본부장급 이상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선대위의 주요 보직인 총괄선대본부장과 비서실장, 수석대변인을 비롯해 5대 본부장(종합상황·전략·조직·정책·홍보)을 누가 맡게 될지도 관심사다. 이 후보 쪽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돕던 의원 그룹에 ‘원하는 자리를 먼저 고르라’고 제안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후보 비서실장은 이낙연 캠프의 총괄본부장이었던 박광온 의원에게 제안했으나 박 의원이 고사하면서 이재명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박홍근 의원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영지 이완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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