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jp희망캠프 경남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최근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하태경 의원 등을 겨냥해 막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 의원은 “막말병이 도졌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3일 홍 의원의 부산·경남 지역을 순회하며 당원들을 만난 동영상을 보면, 부산진갑 당협위원회 사무실에서 홍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악전고투하며 유세를 다녔는데, 일부가 저를 물어뜯고 공격하는 걸 보고 속이 뒤집힌다”며 “저놈이 그 때 우리당 쪼개고 나가가지고 우리 당 해체하라고 지랄하던 놈인데”라고 말했다. 또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정은이 데리고 와서 국회 초청하자’고 한 사람이 있질 않나, ‘문 대통령 참 잘하십니다’ 하고 성명서 발표한 놈이 있지 않나. 그런 사람이 막 지금 와서 물어뜯으려고 대드는 거 보고 성질 같아서는 참 어떻게 좀”이라며 “그런 어처구니 없는 짓을 당하니 머릿 속이 꽉 막힌다. 줘팰 수도 없고. 이번 8강 때 그런 사람들 좀 정리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하 의원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문 대통령을 폄훼했던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판하고 그해 10월 답방이 논의되던 시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회 연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이 부산·경남 당원들 앞에서 비방했던 경선후보는 하 의원인 셈이다. 최근 경선 토론회에서 하 의원은 △조국 법무부 전 장관 수사가 가혹했다며 그를 두둔하고 있으며(조국수홍) △2018년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지원유세를 거절할 정도로 분란을 만들었다며 홍 의원을 공격하면서 두 사람은 대립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부산강서을 당원협의회와 경남도당 사무실을 방문해서도 “하태경이는 좀 떨어져버렸으면 좋겠어”, “하태경이만 떨어뜨려주이소”라며 하 의원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서 “과거 바른정당 시절 제가 자유한국당 해체를 주장한 건 당시 홍준표 대표의 막말 때문이란 건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막말로 당을 참패의 늪에 빠뜨렸던 사람이 반성은커녕 또다시 막말로 정권교체의 기회까지 날리려 하니 참 답답하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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