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판교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개발 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게 드러난 곽상도 의원이 2일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곽상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 더이상 활동하기 어려워 의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저와 저의 아들과 관련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저 역시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의원은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국민의힘을 이미 탈당한 바 있다.
곽 의원의 아들은 2015년 6월 판교 대장동을 개발한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입사해 6년 가까이 일한 뒤,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을 변경하고 2021년 4월 세금을 뗀 약 28억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 그는 퇴직금 규모가 논란이 되자, 아버지 곽 의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식, 코인에 올인하는 것보다 ‘화천대유’에 올인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다”고 밝힌 바 있다.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앞서 곽 의원도 화천대유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모두 2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게 드러나기도 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6~2019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고액 후원자’ 명단을 보면, 곽 의원은 화천대유의 이성문 대표로부터 2016년, 2019년 두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받았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5호 소유주인 정아무개 회계사도 2017년 곽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곽 의원은 이날 “제 아들이 받은 성과퇴직금의 성격도, 제가 대장동 개발 사업이나 화천대유에 관여된 것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은 “검경 수뇌부, 수사팀 검사들이 정권 친화적 성향으로 구성되어 있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 것인지 의문이므로 특검을 통해 수사가 진행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또 곽 의원은 아들 성과금(퇴직금) 관련 질문을 받자 “훨씬 많은 퇴직금 받은 분들 나오고 있으니까 그걸 한번 잘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퇴직한 사실을 저도 몰랐다. 회사가 그런 식으로 지급했던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제 아들에게만 특혜라고 할 수 있냐”고 답했다. 이어 아들 성과금 계획과 관련해 “아이가 해야죠.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곽 의원은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책임도 계속 언급했다. 곽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직접 수익구조를 설계했다고 하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화천대유는 7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하고, 이재명 시장 심복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체포되어 수사중”이라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몸통이 누구이고, 7000억원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도 곧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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