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3일 오전 대선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주춤하는 사이 홍준표 의원의 추격세가 매섭다. 범보수 2위권 주자인 홍 의원은 중도층과 30·40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지지를 바탕으로 맹추격에 나섰다.
23일 발표된 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지지율 격차는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한사연)가 <티비에스>(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성인 1007명을 상대로 ‘범보수권 적합도’ 조사 결과(신뢰 수준 95% 오차범위 ±3.1%포인트), 윤 전 총장은 28.4%, 홍 의원은 20.5%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1주일 전보다 1.7%포인트 상승에 그쳤지만 홍 의원은 3.9%포인트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지지율 20%대에 들어섰다. 홍 의원은 6월 3주차(6월 18~19일 조사) 당시 윤 전 총장과 28%포인트 넘는 격차를 보였으나 6월 4주차(25~26일) 10%대에 진입한 뒤 꾸준히 올랐다. 특히 연령별로는 30·40대와 지역별로는 부울경, 정치 성향으로는 중도층의 지지율이 높아졌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1주일 전보다 30대(23%→18.8%)와 40대(17%→20.3%)에서 하락하거나 소폭 상승한 반면, 홍 의원은 30대(18.4%→26.3%)와 40대(16.5%→30.6%)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중도층 지지 또한 윤 전 총장(29.6%)은 1.8%포인트 감소했지만, 홍 의원(22.4%)은 9.5%포인트 상승했다. 부·울·경 지지율 차이도 지난주 15.5%포인트(윤석열 31.5%-홍준표 16%)에서 3.3%포인트(윤석열 29%-홍준표 25.7%)로 줄어들었다. 이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지율 상승은) 출마선언과 지방 순회를 시작한 효과”라며 “추석 전후로 골든크로스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홍 의원의 상승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성인 205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신뢰 수준 95% 오차범위 ±2.2%포인트),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 27.2%, 홍 의원 15.4%였다. 7월 4주차(7월 26~27일 조사)보다 윤 전 총장은 1.8%포인트 하락했으나 홍 의원은 2.1%포인트 상승한 수치였다. 윤 전 총장은 40대(20.6%→18.6%)와 호남(14.4%→13.7%), 강원(40.5%→24.0%)에서 지지율이 떨어졌으나 홍 의원은 40대(17.3%→20.9%)와 광주‧전라(12.4%→19.5%), 강원(9.7%→10.2%) 지지율이 올랐다. 40대와 호남 지지율이 2주 만에 역전된 결과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뒤 당내 분란의 중심에 서자 일부 지지층이 ‘대선 재수생’인 홍 전 의원에게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현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중도층이 신입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꺾인 상태로 봐야 한다”며 “정치 경력이 많은 홍 의원에게 정권교체 기대가 전이되는 현상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이 재정비한다면 중도층은 언제든 옮겨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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