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국민의힘, ‘탄핵’ 논란으로 몸살…윤석열, 이준석에 전화걸어 직접 해명

등록 2021-08-12 10:12수정 2021-08-12 17:45

‘유승민 도울라’ 의심하는 윤석열 쪽
청년·중도 지지 업은 이준석 대표
주도권 다툼은 언제든 재연 가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쪽 인사가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도 탄핵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윤 전 총장 캠프와 이 대표가 정면충돌했다. 윤 전 총장이 12일 휴가 중인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명하면서 갈등은 일부 봉합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 드러난 전방위적 파열음은 향후 경선과정에서 불거질 ‘내전’의 예고편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단은 윤 전 총장 캠프 신지호 총괄부실장이 지난 11일 저녁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 대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신 부실장은 ‘당 대표 결정에 대한 후보들 간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질문에 “당 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했다. 신 부실장은 또 “공화국이라는 것은 권력자의 권력 행사를 자의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예비후보 토론회는) 제도적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오는 18일 정책 토론회를 여는 것을 ‘권한 밖의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대표의 책임론을 꺼낸 것이다. 이 발언은 ‘당 대표도 탄핵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12일 아침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 사진 파일을 게시하고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또 다른 글에서는 “지금까지는 (토론회 등 지도부 개최 행사) 보이콧 종용 사태 때도 캠프 내 직이 없는 중진 의원들의 일탈 행동이라고 회피했는데 캠프 내 주요한 직에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서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을지 보겠다”고 맞섰다. 파장이 커지자, 신 부실장은 기자들에게 “‘대통령이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권한행사를 하지 않으면 탄핵될 수 있다’는 발언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오해하지 않으시면 좋겠다. 저는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당과 각 후보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냈다.

윤 전 총장도 이날 캠프가 꾸려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의 화합과 단결이 절실하다. 캠프 모든 분에게 당의 화합과 단결에 해가 될만한 언동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신 부실장은 이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풀이되어 당과 당 대표께 부담을 드리게 된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추가로 입장을 냈다. 윤 전 총장은 그뒤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 화합과 정권 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진 않았다. 다만 사정이 이러니 이해 해달라고 했다”며 “나는 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한 입장을 빨리 밝혀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날 이 대표가 머무는 경북 상주를 직접 방문해 만찬 회동을 하기로 했다. 일부 후보 캠프에서 불거진 경준위의 ‘월권’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내 경선이 시작도 않은 상황에서 표출된 지도부와 주요 대선주자 간 갈등은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휴화산처럼 여겨진다. 이번에 윤 전 총장 쪽이 ‘토론회’를 고리로 날을 세운 배경엔, 이 대표에게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이 있어서다. 전날 보수 진영은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 되기 전인 지난 3월6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러다가 안철수가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어떡하냐 이러더라고. 지구를 떠야지”라고 말한 영상이 뒤늦게 공유되면서 한바탕 시끄러웠다.

야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무기로 가진 윤 전 총장과 ‘청년·수도권·중도층’ 외연 확장에 지분을 가진 이 대표의 주도권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총장과 경쟁 중인 당내 다른 주자들이 이 대표 쪽에 힘을 실으면서 ‘윤석열 대 이준석’ 구도는 한층 공고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 우파 궤멸에 앞장서다가 토사구팽이 돼 선회하신 분이 점령군인 양 행세하며 일부 철없는 정치인들을 앞세워 국민과 당원이 뽑은 우리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며 “자중하고 당원이 되셨으면 당 방침에 순응하라”고 반발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의힘은 탄핵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다. (신 부실장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개인 일탈로 넘기기에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도 “당 지도부와 경준위가 권한 남용 논란을 자초하는 것 역시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이번 경선을 당 대표 주도의 경선으로 만들지 말고, 주연배우들이 빛나는 경쟁 무대로 만들어주시길 정중히 요청한다. 경선전에서 갈등과 분열 키운 분들은 다 뒤로 물러나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미나 배지현 기자 mi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