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멘토인 송기인(83) 신부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에 이어 김두관 의원의 후원회장도 맡기로 했다. 국회의원 여러명의 후원회장을 맡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대선 경선에서 후원회장을 겹치기로 맡는 건 이례적이다.
김두관 캠프는 3일 “부산과 경남 지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으로 1972년 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참여해 반독재 투쟁과 민주화에 앞장섰던 송기인 신부가 김두관 후원회의 후원회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캠프 쪽은 “송 신부가 김 후보자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며 “김두관 후보가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당의 요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을 출마를 결심했을 때도 송 신부를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정수 전 부산시장도 캠프에 합류해 고문단 회장을 맡게 됐다고 캠프는 밝혔다.
‘부산 운동권 대부’인 송 신부는 1982년 미국 문화원 방화사건 때 변호인을 맡았던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86년 송 신부한테 영세를 받았고 그를 ‘정신적 대부’로 모셨다.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만큼 문재인 대통령과도 각별한 사이다. 친노·친문 세력을 아우르는 이런 상징성 때문에 이낙연·김두관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송 신부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한 것으로 보인다. 송 신부는 현재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송 신부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낙연·김두관) 두 사람 다 찾아와서 후원회장을 해달라고 했다”며 “다른 민주당 후보가 부탁해도 후원회장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도 “송 신부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심우삼 노지원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