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여자 양궁 대표팀 안산 선수를 향한 여성혐오 공격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젠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안 선수를 향한 ‘페미 공격’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백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숏컷은 페미다’, ‘여대는 페미다’ 이런 식으로 안 선수의 사상을 검증하고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며 “외신에서는 우리 선수들 불굴의 투혼과 노력을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안 선수가 온라인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 최고위원은 이어 “부끄럽고 화가 난다. 말 같지도 않은 말로 선수를 비방하는 이런 행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대한체육회·양궁협회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백 최고위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야권 대선 후보들의 입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젠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안 선수를 향한 ‘페미 공격’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명확히 밝혀달라”며 “언론을 중심으로 아직도 메달 색을 따지고 성차별적 단어를 사용하고 선수의 외모를 평가하고 있다. 언론에서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날 정의당에서도 이 대표의 입장을 요구하는 발언이 나왔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평소 2030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다는 지론을 퍼뜨리시던 이 대표께 요청한다”며 “자기 능력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국위를 선양한 안산 선수에게 숏컷을 빌미로 가해지는 메달을 취소하라는 등의 도를 넘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제1야당의 대표로서 책임 있게 주장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준비 때문에 바쁜데 정의당에서 저한테 뭘 입장 표명하라고 요구했더라”며 “다른 당들은 대선 때문에 바쁜데 정의당은 무슨 커뮤니티 사이트 뒤져서 다른 당 대표에게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무슨 발언을 한 것도 아닌데 커뮤니티 사이트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A에 대해서 입장표명 없으면 넌 B’라고 하는 것은 초딩 논법”이라며 “이거 정의당이 해서 이득 볼 거 없다. 저는 안산 선수와 대한민국 선수단 한 분 한 분을 응원하다”고 적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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