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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최재형, 윤석열 앞서 국민의힘 깃발…야권 대선판 지각변동?

등록 2021-07-15 18:39수정 2021-07-15 19:13

6월28일 감사원장 사퇴
7월8일 선친 유언 공개
7월15일 제1야당 입당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식에서 입당신청이 완료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핸드폰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식에서 입당신청이 완료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핸드폰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는 ‘속전속결’이었다. 지난달 28일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을 이유로 들어 임기를 6개월 남기고 감사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17일만인 15일 전격 입당하며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 도전을 예고했다. 이런 급발진은 유력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차별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는다. 외부주자인 최재형을 품에 안은 국민의힘에서는 대선주자 다변화로 경선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유언공개 ‘장례식 정치’ 뒤 국민의힘 품으로

최 전 원장의 정치 행보는 예상보다 빨랐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에서 물러난 그는 지난 8일 아버지 빈소에 몰려든 취재진에게 “대한민국을 밝혀라. 소신껏 하라”는 유언을 공개했다. 장례식 정치였다. 선친의 삼우제가 열린 지난 12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연평해전·연평도포격전 희생자 묘역을 연이어 참배하며 “(윤 전 총장의 대안이 아닌)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며 본격적인 정치인으로서의 길에 들어섰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그는 “입당은 결국 스스로 결단해야 할 문제였다”며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의 빠른 입당은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 약한 조직 등 약점을 줄이고 유력주자가 없는 국민의힘 대선 구도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시절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와 대립했고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고 등·하교를 돕거나 두 아들을 입양한 일화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 등 다른 주자들과 비교해 인지도가 턱없이 낮고 정치권에 마땅한 인연도 조직도 없는 게 약점이었다. 최 전 원장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당 밖 ‘제3지대’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입당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도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과 대비되는 행보를 부각하려는 듯했다. 입당식 뒤 기자들이 ‘윤 전 총장을 염두에 둔 입당이냐’고 묻자 “지금까지 다른 분들의 어떤 행동이나 선택에 따라서 제 행보를 결정해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윤석열의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대변인을 두지 않는 것은 전언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냐고 질문하자 “그런 의미도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일방통행식 소통’과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이다.

윤석열 하락세 틈타 전격 입당…국민의힘 ‘반색’

국민의힘에서는 범야권 대선구도의 새판짜기가 최 전 원장의 입당으로 시작됐다며 그의 합류를 반기고 있다. 준대어급인 최 전 원장을 ‘1호 대선 주자’로 영입하면서 국민의힘 주도의 ‘반문재인 빅텐트 구상’에 힘이 실렸고, 윤 전 총장 등 당 바깥의 주자들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한 재선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최 전 원장 같은 훌륭한 후보들이 당 안에서 경쟁하면 당 지지율 상승, 관심도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은 물론, 당내 기존 후보들도 압박을 느껴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의 입당 시점도 절묘하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2036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신뢰 수준 95%·표본오차 ±2.2%포인트)해 이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주 전보다 4.5%포인트가 하락한 27.8%를 기록했다. 4개월 만에 20%대로 주저앉은 결과였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도 39.4%-38.6%로 초접전이었다. ‘윤석열 대세론’이 흔들리는 시점에 전격 입당한 최 전 원장은 제1야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정치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국민의힘 입당 시점으로 (지지율 상승에) 상당히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며 “윤 전 총장 ‘처가 리스크’에 대해 부담을 느끼던 야권 지지층 시선이 최 전 원장으로 이동한다면 최 전 원장이 야권 ‘투톱’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단, 문재인 정부의 감사원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뚫고 대선 출마의 명분을 쌓아야 하는 게 그에게 주어진 숙제다. 헌법에 임기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17일 만에 야권 대선후보가 되겠다며 입당한 사례는 헌정 사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30년 판사 경력이라는 한계를 넘어 정치인으로서 자리를 잡아야 ‘불쏘시개’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선 레이스에서 시작될 당내 주자들의 견제도 이겨내야 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 참여 초반 안보를 부각하는 메시지를 계속 내놓으면 보수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으나, 중도로 확장하기엔 한계를 보일 수 있다”며 “야권 대선 국면이 역동적으로 바뀌고 당내 주자들이 긴장하면서 견제와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고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최재형의 정치와 비전을 보여줘야 당내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텐데 아직 보여준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무당층이나 중도층의 지지는 유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안에 당내 지지율 1위로 발돋움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주목할 만한 주자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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