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25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오른쪽은 부인 김건희 씨. 청와대사진기자단
열린민주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인 김건희씨의 학위·학술논문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촉구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의 학위·학술 논문에서 △비문 △기사·타인 논문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발췌 △잘못된 참고 문헌 표기 등의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김씨의 논문은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와 2007년 ‘한국디자인포럼’에 게재한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2007년 ‘기초조형학연구’에 제출한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 등 세 건이다.
강 의원은 이날 ‘기초조형학연구’에 실린 논문의 부제 ‘관상, 궁합 아바타를 개발을 중심으로’가 “한 눈에 봐도 비문”이라고 지적했다. 논문 제목 가운데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영어표기한 ‘한국디자인포럼’ 게재 논문의 경우 “적어도 세개의 기사를 출처없이 발췌해 옮겨왔다”고도 주장했다. 이밖에 박사학위 논문의 한 절이 타인의 글을 출처 없이 ‘복사’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무단발췌 의혹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학술지 게재와 박사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작성된 논문의 수준으로는 함량 미달이며 논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엉터리 논문’”이라며 “이런 논문들이 대학원과 교육부 유관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의 관리를 받는 KCI 등재 학술지의 논문 심사를 거쳐 게재됐다. 정상적인 경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유독 김건희씨에게는 여러 번 나타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대와 교육부에 논문 게재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기자회견에서 김의겸 의원도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가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라는 회사 대표의 사업계획서를 자신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으로 탈바꿈한 걸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당시 김씨는 해당 회사의 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특히 김씨의 논문과 같은 내용으로 에이치컬쳐가 제작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관상 어플’에 콘텐츠진흥원이 2007년(7000만원), 2009년(2000만원)에 걸쳐 9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한 점을 짚으면서 “국가 예산이 투입된 앱의 내용을 자기 박사 논문으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콘진원에 (관련) 사업계획서 등 자료를 요청했지만 유독 (김씨 논문 내용과 같은) 관상 앱 자료만 찾지 못한 상황이다. 더 추적해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전날 국민대가 연구윤리위원회를 꾸려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아마 어떤 단체와 개인들이 이의제기해서 대학에서 이뤄지는 문제”,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술적인 판단을 해서 진행이 되지 않나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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