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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자유’ ‘법치’ 곳곳에 등장…‘정통 보수 문법’ 따른 윤의 선언문

등록 2021-06-29 17:13수정 2021-06-29 17:41

A4 9장 출마선언문에 ‘정권교체’ 8번, ‘법치’ 8번
‘국민 약탈’ ‘부패완판’ 거친 말로 문재인 정부 비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정권교체’를 8번이나 강조할 만큼 강력한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는 정치 도전의 이유를 댔다. 그는 4000여자가 담긴 에이(A)4 9장짜리 회견문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다.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해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정권을 교체하는 데 앞장서라는 뜻”이라며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줄곧 강조해온 자유민주주의 수호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보수 진영의 핵심 담론인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겠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한 어조로 정통 보수 진영 문법을 답습한 메시지였다. 이날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그는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하며 ‘자유’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연설문에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는 각각 8번씩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이 정권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 민주주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자유는 정부의 권력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라며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다. 이 정권은 도대체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이냐.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사회적 화두로 자리매김한 ‘공정’이란 열쇳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게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한다는 것은 망상”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작심한 듯 날 선 언어를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야권 주자로서의 정체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그는 회견문에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인용하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 ‘특권과 반칙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리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어땠냐”고 반문했다. 또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하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강력한 어조로 반문(재인) 선봉에 서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러면서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현 정권의 정책 기조를 혹평했다. 또 “더이상 이들의 기만과 거짓 선동에 속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견문에는 ‘국민 약탈’ ‘부패 완판’ 등 기존 정치 문법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거친 단어도 여럿 등장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는가 하면,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개악과 파괴를 개혁이라 말하고,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돼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을 것이다. ‘부패 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애국-청년-혁신 이미지 강조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 첫 부분에 ‘천안함 청년 전준영’ ‘K9 청년 이찬호’를 언급했다. 안보와 호국, 보훈을 강조하는 동시에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저 윤석열은 그분들과 함께하겠다”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국민, 그 국민의 상식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꺼내면서는 “정부 부채 급증으로 변변한 일자리도 찾지 못한 청년 세대들이 엄청난 미래 부채를 떠안았다. 청년들이 겨우 일자리를 구해도 폭등하는 집값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기술 기반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시점을 언급하면서 “전쟁도 총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칩으로 싸운다. 과거에 해오던 방식대로 일하는 것만으로는 국제 분업 체계에서 낙오돼 저생산성 국가로 떨어질 것”이라며 “과학기술과 경제 사회 제도 혁신이 필수다.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공정과 상식, 법치의 자양분을 먹고 창의와 혁신이 자란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 대선 주자를 자임하면서 정치 참여 여부에 관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측면에서 이날 메시지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과 함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한겨레>에 “시대를 선도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지 당위성을 설명하는 것에 집중한 것으로 야권 지지층에 호응을 얻을만한 이야기를 했다”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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